공격성 띠는 '적대적 반항장애' 가장 빈번
83% '정신질환 문제' 전문가 도움 요청 않는다
김붕년 교수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관리 위해 '최소 3년에 한번 전국실태조사 실시"
[보건타임즈] 서울, 경기도 고양, 대구, 제주=>대도시, 수도권, 지방 등 4대 권역 소아청소년 중 중 고교생 17.6%가 '자살 생각'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또래는 공격성을 보여주는 ‘적대적 반항장애’가 가장 빈번한데다 이런 문제로 83%가 정신질환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사진)팀(박성열, 백양실, 서교일, 박성은, 김선혜, 김혜빈, 김정민, 유재현, 최치현, 이정, 권국주)은 일산백병원(박은진 교수), 대구카톨릭대병원(최태영, 김준원 교수), 제주대병원(곽영숙, 강나리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과 함께 4개 권역(서울, 고양, 대구, 제주)의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실태를 조사한 연구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처럼 4개 권역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역학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4개 권역 초-중-고등학생 4,057명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과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이 결과, 진단된 유병률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적대적 반항장애(5.7%)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특정공포증(5.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6%), 분리불안장애(2.3%)가 뒤를 이었다.
특정공포증은 특별한 대상이나 상황에 불합리하다고 봐 심한 공포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주의력과 집중력이 매우 약해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정신 상태를 가리킨다.
틱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불규칙하게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낸다.
고위험군 유병률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11%), 적대적 반항장애(10%), 분리불안장애(5%), 사회공포증(5%), 틱장애(5%) 순이었다.
분리불안장애는 가장 좋아하는 대상과 떨어지거나, 집에서 멀어지는 것을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공포를 느끼는 증세다.
성별에 따라선 남성에게서 적대적 반항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여성에선 불안장애, 우울장애, 섭식장애의 비율이 높았다.
섭식장애는 여러 생리적·정신적 원인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며 거식증과 폭식증이 있다.
"어린 나이에 외상(트라우마)을 겪거나 모(母)의 임신 중 스트레스가 있으면, 이 문제 진단의 위험성이 약 2배 이상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자살설문에선 대상자의 17.6%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으며, 3.7%는 자살 의도를 가졌고 5.8%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살의도는 자살할 목적으로 행동할 것으로 생각한 경우를 말한다.
자살과 자해 위험성은 우울과 불안이 심할수록 높았으며, 반항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는 외현화 증상과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 소아청소년들은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대상자의 17%만 전문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은 경험은 6%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 적대적 반항장애 등 공격성과 충동성 관련 문제에 대한 조기검진과 개입강화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 신경발달문제에 대한 조기진단-치료프로그램 강화 ▲ 청소년 자살 사고와 행동에 대한 정신과적 접근과 복지-교육서비스 강화 ▲ 소아기 외상과 부모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생긴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예방 등의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동 청소년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기엔 다양한 위험요소로 악화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을 조기에 발견, 적절한 치료를 제공, 예방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통계자료조차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김붕년 교수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대응책과 보건의료, 교육복지 서비스 투입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최소 3년에 한 번씩은 체계적이면서 전국적인 역학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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