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진행 여부를 좌우하는 인자를 국내 의학자가 밝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로써 치료의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희중·유정준 교수팀은 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 105명을 최소 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괴사의 자연적인 경과를 최근 발표했다.
김희중·유정준 교수팀은 1982부터 2005년까지 양쪽 대퇴골두가 모두 무혈성 괴사에 걸려 한쪽만 아프고 다른 쪽은 증상이 없었던 312명의 환자들을 선별한 후, 이중 증상이 없던 괴사에 수술을 하지 않고 5년 이상 추적 관찰을 한 105명 환자의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결과는 오랜 기간 동안 괴사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얻은 임상정보를 분석한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조사 결과 괴사의 범위가 커지고 증상을 나타내면서 진행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괴사의 크기가 전체 대퇴골두의 30% 이하로 작은 경우 거의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5%만 진행)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이와함께 거의 대부분의 괴사(94%)는 5년 이내에 진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 결과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정형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 ‘the Journal of Bone & Joint Surgery-American volume(미국 정형외과학회지)’ 3월호에 게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엉덩이관절(고관절)을 이루는 공처럼 생긴 넓적다리뼈의 골두(骨頭)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 조직이 죽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도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계속 진행하게 되면 골두가 평평하게 내려 앉고 엉덩이관절이 망가져 결국 관절을 인공으로 교체하는 인공관절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초기에는 가능한 한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인공 관절 수술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수술법들이 개발됐으나 조기 진단과 사전예방에 필요한 임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정형외과 김희중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30% 이하의 크기가 작은 괴사는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진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작은 크기의 괴사에도 시행하던 불필요한 수술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증상이 없는 괴사는 대부분 5년 이내에 진행할지 여부가 결정되므로 괴사 환자들의 추적 관찰에 중요한 지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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