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폭행·폭언' 의혹 5개 병원 진상조사 착수
[보건타임즈] 보건당국이 전공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전북대병원에 2018∼2019년 2년간 '정형외과 레지던트 모집 중단'과 함께 이 기간에 전체 인턴 정원의 5%를 감축하는 중징계의 칼날을 빼들었다.
또 전공의를 폭행했거나 성추행하는 등 비인권 행태를 저지른 수련병원 5곳을 상대로 당시의 상황, 피해사실 등 사건 전반에 걸쳐 진상조사에 들어갔으며 확인된 결과에 따라 현지실사와 행정처분할 방침이다.
우선 교수가 전공의 2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와 전공의 11명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진 부산대병원도 조사에 착수했다.
성형외과 교수의 폭행·폭언사건이 발생한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상급 년차의 폭행 민원이 접수된 삼육서울병원, 교수의 여성 전공의의 성추행 민원이 접수된 양산부산대병원 등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 중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전북대병원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현지조사를 벌여 폭행사실을 비롯해 수련환경평가 제출자료 허위작성, 입사 전 사전근무 지시, 상급 년차의 임의 당직명령 등의 부정불법행위를 적발했으며 앞서 폭행피해자 정형외과 전공의로부터 접수한 민원을 근거로 두 차례 수련환경평가 위원회 심의와 전북대병원의 진술, 의견을 청취한 후 이 같은 행정처분을 최종확정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내에 설치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6월 이번 폭행사건의 피해자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로부터 민원을 접수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이번 전공의 폭행·성추행사건을 계기를 재발방지를 위해, 전공의 성추행·폭행이 발생한 수련병원을 제재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전공의 폭행에 대해선 새로 별도의 과태료 규정을 마련, 타 위반사항보다 엄격하게 규제하기로 했으며 의료의 질 평가 지원금 기준에 전공의 폭행 등 비인권적 환경 여부를 반영, 지원금을 삭감하는 재정제제를 하는 것과 피해 전공의 퇴사를 예방하는 동시에 적극 신고할 수 있게 타 수련병원으로 옮겨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할 예정이다.
폭행 가해자 교수에 대해서는 지도전문의 자격을 일정기간 박탈, 전공의 정원을 감축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아예 수련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할 제재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의 수련만큼은 미래의 전문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중요 과정이라며 폭행 등 비인권적 수련환경은 절대 있어선 안 될 것"이라면서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전공의 폭행(성폭력)이 발생한 수련병원의 제재 방안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적극 검토·심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전공의 폭행사건을 지켜봤던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녀가 인턴이라는 000씨는 "사전에 예방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지도교수의 권한이 전공의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만큼 막강해 부당한 갑질을 해도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소문이 이번 사건을 통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복지부가 지금껏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가 폭행사건이 터져서야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뒷북치기 식 행정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전공의 80%가량이 폭행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수의 휘둘림 없이 병원마다 일률적인 시스템으로 전공의가 배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1년 간 대전협에 접수된 민원의 20%는 폭언과 폭력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민원이 들어와도 빈틈이 큰 현행 규제에 수련병원마다 제대로 된 처벌하기 힘든 폐쇄적 구조여서 전공의들로부터 한층 강력한 보호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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