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 교수 "벌레에 민감하면 항히스타민제 처방받아 상비하는 게 도움"
[보건타임즈] # 서울에 사는 50대의 윤00씨,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미리 성묘에 나섰다. 나름대로 큰맘을 먹고 예초기를 구입했던지라 설레는 마음으로 기계를 작동시켰다. 한창 벌초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벌의 공격에 혼비백산해져 도망쳐버렸다.(사진 이미지)
이 사례처럼 매년 추석을 앞둔 이맘때쯤이면 벌초에 나섰다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곤 한다.
올해는 연초부터 기다리던 황금연휴가 채 2주가 남지 않으면서, 미리 성묘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때쯤 활동이 왕성한 말벌의 공격에 경계와 주의를 절대로 게을리 해선 안 될 것 같다.
9월은 말벌의 활동이 활발한 계절인데다 요즘처럼 평균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10월까지 이어져 제대로 준비 없이 주의를 하지 않다간 말벌에게 공격당하기 십상이다.
대개 꿀벌과 달리, 말벌은 땅속에 집을 지어 벌초하려면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말벌 중 가장 크기가 크면서 강력한 독을 가진 장수말벌은 주로 땅속의 나무뿌리나 구덩이 속 폐쇄공간에 집을 만들어 성묘나 산행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말벌의 집은 산소 주변에 많으며 예초기와 같은 기계를 사용해 벌초할 때 발생하는 진동과 소리에 말벌들이 자극을 받기 쉽다.
벌집에 인위적인 진동이 가해지면 말벌들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여겨 사람을 공격한다.
말벌은 주로 머리를 공격하며, 어두운 색을 띈 물체를 공격한다고 한다.
곤충학자에 따르면 말벌의 천적은 곰과 오소리밖에 없어, 이들 포유류의 털 색깔과 비슷한 검은색의 사람의 머리를 공격한다고 한다.
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말벌의 독은 벌과는 달리 치명적"이라면서 "히스타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포스포리파아제, 히알루로니다아제 같은 효소로 이뤄져 벌침에 쏘인 부위가 붓고 가려우면서 아픈 건 히스타민, 세로토닌 같은 물질 때문"이라며 "더 무서운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서 벌독성에 급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아나필락시스'라고 부른다.
쏘인 후엔 온 구강 점막이나 입술, 혀가 붓는 혈관부종이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관지의 경련과 수축을 유발,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좀 더 심해지면 기도가 막혀 질식해 사망하기도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말벌에 쏘였을 때 온 몸이 가려운 것은 물론, 특히 혈관부종이나 호흡이 가빠오면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 에피네프린이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이든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만큼 벌초를 갈 땐 먼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말벌들은 주로 검은색 같은 어두운 색을 띈 물체에 강한 공격성을 띄어 어두운 색의 옷을 입어선 안 되며 모자를 착용 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긴 막대기를 마련, 벌초나 성묘 시 산소 주위를 땅을 찔러보며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말벌 집을 발견했을 땐 자신이 직접 제거하려 나서선 안 되며 119에 신고를 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 방법이다.
김 교수는 "평소 알레르기가 있거나 벌레 물림에 민감하다면 비상용으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벌초 시에 상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그저 이것만 믿고 예방과 치료를 소홀히 하다간 자칫 심각한 문제에 빠져 쏘였다면 우선 가까운 병원으로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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