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주기 1~3단계 추진계획' 발표
직장인·피부양자 73만 세대 '보험료 인상'
건보재정 손실에 '적립금 20조 가량' 투입
[보건타임즈] 2024년까지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감액하는 국민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우선 내년부터 연소득 100만 원이하 저소득 층 세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액의 '최저보험료' 1만3천1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소득격차가 커지면서 이자·연금소득이 많은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는 인상한다.
대상은 정기적으로 받는 월급이외 소득이 많은 직장인과 은퇴 후 공무원연금을 받는 피부양자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국회에서 가진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대로라면 지역가입자 606만 세대(80%)가 건강보험료의 인하 혜택을 입는 반면 피부양자 47만 세대, 직장가입자 26만 세대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개편안은 직장가입자·지역가입자·피부양자로 구분한 현행 부과체계를 3년 주기, 1단계 2018년, 2단계 2021년, 3단계 2024년으로 나눠 개선하는 방안을 주요골자로 담고 있다.
연 500만 이하 세대 '평가소득기준' 폐기
부과체계서 '집·자동차 적용 비중' 축소
개편안에 따르면 1∼2단계로 연소득 100만 원이하 세대에 1만3천100원, 3단계에선 연소득 336만 원 이하 세대에 1만7천120원을 각각 부과한다.
대신 건보료가 오른 세대는 6년간 인상대상에서 제외된다.(그래픽 변동실황)
6년간 인상분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최저보험료 적용 대상이외 지역가입자는 현행 그대로 수입이 늘거나 줄어드는 ▲종합과세소득 ▲재산 ▲자동차를 기반으로 건강보험료를 책정하며 기존에 연소득 500만 원 이하 세대에 적용하던 평가소득기준은 폐기된다.
재산·자동차를 기준으로 잡는 보험료부과체계는 차츰 줄여나간다.
평가소득기준이란 건보가입자의 성·연령·소득·재산을 통해 생활수준을 대략 추정하는 기준치를 말한다.
이 조치는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주택·자동차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많은 보험료를 한다는 지역가입자들의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3단계 보험료부과체계 개편안을 정리하면 이렇다.(표 참조)
복지부는 우선 1단계에서 시가 2천400만 원이하 주택이나 4천만 원이하 전세금을 소유한 가입자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보험료부과체계 개편에 착수한다.
2024년에 마무리되는 3단계에선 시가 1억 원 이하 주택·1억7천만원 이하 전세금의 가입자엔 보험료를 물리지 않는다.
자동차는 '차령 15년 미만의 모든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기준을 없애는 반면 4천만 원 이상 고가 차에만 부과한다.
차령은 차의 나이를 말한다.
소득 보험료는 당분간 100등급으로 나뉜 소득등급표에 의해 정해진다.
개편 마무리 3단계에선 소득 총액에 보험료율 6.12%를 곱해 산출,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부과체계로 바뀌게 되면 1단계에서 지역가입자 77% 583만 세대의 소득보험료가 지금보다 평균 20%(월 2만원) 삭감되지만 4% 34만 세대는 평균 15%(월 5만원)가 인상되며 40만(19%) 세대는 변동이 없다.
3단계에선 지역가입자의 80% 606만 세대의 보험료가 현재보다 평균 50%(월 4만6천원) 낮아진다.
피부양자 중 소득자 47만 세대, '지역가입자' 편입
월 보수이외 소득 높은 '부자 직장인' 보험료 인상
이와 함께 피부양자 중에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친척 등 소득이 있는 47만 세대(피부양자의 4%)도 지역가입자로 편입, 보험료를 물린다.(그래픽)
지금껏 이들은 ▲금융소득 ▲공적연금 ▲근로·기타소득이 각각 연간 4천만 원을 넘지 않거나 과표 재산이 9억 원 이하면 피부양자로 등재돼 기대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들은 개편 후에 합산소득이 3천400만원(1단계), 2천700만원(2단계), 2천만 원(3단계)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된다.
단 연금소득이 높아 지역가입자가 되면 연금소득의 일부(30%∼50%)에만 보험료가 부과된다.
재산 요건은 과표 5억4천만 원(1단계), 3억6천만 원(2∼3단계)으로 강화된다.
하지만 새 과표를 초과하더라도 연 1천만 원 이상의 소득이 없으면 피부양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피부양자 인정 범위도 축소돼 형제, 자매가 장애인이거나 30세 미만, 65세 이상일 때만 신청 자격이 생긴다.
월 보수 이외의 소득이 많은 '부자 직장인' 26만 세대(전체 직장인의 2%)는 보험료를 더 내게 된다.
이들은 소득이 7천2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월급에서만 보험료를 내왔으나 개편 후부터 3천400만원(1단계), 2천700만원(2단계), 2천만 원(3단계)을 넘게 되면 보험료를 부과한다.
현재 289만원으로 정해진 직장인의 자기부담 월 보험료 상한선도 임금상승 등을 반영, 인상한다. 직장가입자는 보험료를 회사와 반반씩 나눠 부담해오고 있다.
개편안대로라면 '건보재정 손실' 불가피
적립금 20조 투입‥'가입자 소득파악' 보험료 높여 보전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대로 시행되면 건강보험재정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1∼2단계(합쳐 총 6년)에선 현행 대비 연간 9천억 원, 3단계 이후부터는 2조3천억 원씩 손실이 난다.
이에 복지부는 개편 초기에 20조 원가량 확보된 건강보험 적립금을 투입하는 한편,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과 함께 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여 보험료를 더 부과, 손실부분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정수급 방지, 급여비 관리를 통해 재정 효율화를 꾀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건보료 개편안을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5월 정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이 법안이 상반기에 통과되면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시행될 전망이다.(참조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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