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교수 대단위 '자살과 뇌졸중 상관관계' 첫규명
"의료진, 가족, 심리사회적 도움 있어야 한다"
[보건타임즈] 뇌졸중 환자의 자살시도가 일반인의 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 김지현 교수(신경과)팀은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자 228,735명의 설문조사 기록을 분석해 뇌졸중 환자(4,560명)와 아닌 일반인 224,175명의 자살생각, 자살 시도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졸중이 자살위험성을 높인다'는 상관관계는 지금도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 23만여 명에 이르는 대단위 인구를 대상으로 뇌졸중과 자살위험성을 서로 비교,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결과 뇌졸중 환자의 12.6%(572명)가 평소 우울감을 느껴 일반인의 5.7%(12,802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뇌졸중 환자가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24.4%(1,113명)로 일반인 9.8%(22,063명)의 약 2.5배나 높았다.
더 나아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자살시도는 뇌졸중 환자가 1.3%(58명)로 일반인의 0.4%(935명)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스스로 답변할 수 있는 경증의 뇌졸중 환자들을 상대로 집계된 자료를 분석한 것인 만큼,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가족이 이들 환자의 자살경향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방지할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주변에서 심리사회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환자의 우울증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정서 장애이며, 자살 위험성과 깊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김 교수는 "자살과 뇌졸중간의 병태생리학적 메카니즘이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뇌손상에 따른 생물학적 영향과 함께 심리사회적 요인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뇌졸중발병 이후에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는 뇌졸중이 사회경제적 지위, 소득정도, 정신건강상태 등 다른 자살경향성 상승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에 독립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국내 뇌졸중 환자 발생 수는 노인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2030년엔 인구 10만 명당 600여 명 가량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뇌졸중은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질환인 만큼 사회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논문은 올해 7월 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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