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남성 암경험자>암 병력 없는 자 23%
고도 비만>정상체중 12% 상회
이은숙 박사, 박상민 교수 "맞춤검진-건강 체중관리 프로그램 필요"
[보건타임즈] 암 걸린 병력에 비만남성의 경우 이차암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차암이란 암에 걸려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원발암의 재발이나 전이가 아닌 다른 장기에 발생한 새로운 암을 가리킨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박사(사진)ㆍ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암경험자 중 암 진단 전에 고도비만이 있는 남성이 정상체중 군보다 이차암 발생 위험이 41%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저명 학술지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원장 이강현)와 건보공단(이사장 성상철)이 중앙암등록본부 암등록자료와 건강보험 자료 등으로 구축된 암 빅데이터를 활용, 암 진단을 받은 남성 239,615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조사해 암 진단 전 비만도가 이후 이차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비만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가 일반인구집단과 암경험자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 들어갔다.
이 결과 비만 남성 암경험자는 10만명당 391.9명으로 암 경험이 없는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남성 10만명당 318.3명보다 암발생률이 23%나 높았다.
이들 중 고도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남성의 암발생 위험도는 정상체중 군과 비교해 12% 증가했다.
반면 암경험자에게선 40% 이상 이차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경향은 대장암, 신장암, 간암, 임파종 등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일반인의 비만과 암 경험자비만의 유병률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비만의 암 발생 증가율이 암경험자에서 더 크다는 것을 전 세계에서 처음 입증했다.
이런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제기돼왔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을 걸린 경험이 한 번 있는 경험자는 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비만 등 나쁜 건강행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으며, 암의 유전적인 소인이 내재돼 있거나 암 치료 과정 중에서 노출된 약제와 방사선이 이차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은숙 박사는 "이번 연구에 확인했듯 국가암관리사업에서 암경험자를 위한 통합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결과가 근거 중심의 암관리정책 수립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라며 "암경험자의 건강체중 관리는 의료진과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다학제적인 팀의 접근이 필수이기 때문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민 교수는 "같은 비만도를 가지고 있을 때 일반인보다 암경험자에서 또 다른 암이 생길 위험도가 더 높아 비만의 암경험자를 위한 맞춤 이차암 검진과 건강체중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이 게재된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는 논문의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20.98점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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