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이사장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 제도화"
[보건타임즈] 요즘 엇박자를 내는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을 바로 잡으려면 신체질병 치료에 함께 정신질환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서둘러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체질병 치료에 초점을 맞춘 의료제도로 외상환자나 만성질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 불안감, 우울증 등을 아예 체크할 기회까지 빼앗기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한국 상황은 외상을 입은 환자의 정신건강을 반드시 체크, 진료하는 외국과 비교해 크게 어긋난다거나 뒤처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상열(원광의대)이사장은 3일 춘계학술대회 겸 연수교육이 열리는 백범기념관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국가보건의료정책을 외상치료나 암, 4대만성질환 등 신체질병에 초점을 맞춰놓음으로써 이를 앓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를 빠뜨려 환자에겐 질병으로부터 정신적 고통, 삶의 질 저하. 가족에게는 피해를 안겨주는 등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며 "이들의 정신질환을 동시에 진료할 수 있도록 현행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경우 정신과를 개설토록 돼 있다.
하지만 종합병원 100~300병상 미만은 필수항목에서 빠져 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선 상급종합병원 직영기준에 정신과를 전공의 수련과목에 필수과목으로 둠으로써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제도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가까운 일본에선 수술 후 정신과의사와 라인딩을 통해 환자들이 얼마나 수술이 잘 돼있는지, 섬망이 일어난다거나 않는지 등을 꼼꼼하게 관찰하는가 하면 자문 조정만 하는 정신과 의사가 따로 있을 뿐 아니라 타 진료 과도 쉽게 정신과의사에게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정신과의사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물론 손익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한국은 의료가 뿌리를 내린지가 지난 100년이 되는 동안 모든 의료시스템 제도가 신체와 정신으로 따로 떨어져 이원화됨으로써 지금까지 당연한 듯 계속되고 있다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게다가 시대변화에 따라 신체질병에서 정신 사회적 치료의 중요성이 나돌고 있지만 상황이 크게 바뀐 지금도 변함 없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서구는 진작 정신신체의학을 통해 암, 만성질환 분야에서 마인드 바디를 합쳐 진료함으로써 좋은 치료성적을 올리는 등 많이 발전해왔지만 한국의 사정은 심혈관, 암센터, 외상센터 등에서 이원화된 상황이 여전해 진료에서 환자위주의 정신사회적 측면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외국은 모든 중증 신체질병환자들이 정신과 의사로부터 신체질병으로부터 2차로 발생한 불안, 우울증을 진료 받게 함으로써 실제 질병자체의 예후는 물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토털케어를 한다.
문제는 국가가 운영하는 권역센터의 주치료분야조차 신체적 질병만 주력, 정신진료가 아예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권역센터 내의 진료 분야를 신체적 질병이 80%라면 20% 정도는 정신사회적요인의 프로그램을 넣어야 제대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의료제도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활성하기 위해 의료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나 신청기준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감정이나 정서, 사회적 피해요인으로 서구인에 비해 위장관계질환을 많이 호소한다"며 "이 경우 당연히 소화기내과 의사가 먼저 기질적인 면을 검사한 후 이상이 없으면 정신적 요인을 찾기 위해 정신과의사와 협진하는 게 최적의 진료가 되지 않을까(?)싶다. 간혹 예후에 엄청 도움이 되는 사례를 손쉽게 발견하게 된다"면서 "이 같은 진료가 바람직한 진료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기능성위장질환 환자 중 30%~50%가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논문들이 나와 있다.
이밖에 신체질환에 정신장애가 동반된 환자를 타과에서 정신과로 의뢰한 경우 정당한 행위료 가산 1.5%를 제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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