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경 교수 "활동 왕성한 만큼 피해 손실 크다"
[보건타임즈] 젊은 나이에 발병한 치매증상은 나이가 들어 걸렸을 때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 치매 선별검사 이미지)
인제대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희경 교수(사진)가 한국의 31개 치매 전문 진료기관으로 이뤄진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환자(이하 조기 발병 치매)에게서 확인된 전두엽 실행능력과 시공간 구성능력, 시각 기억능력이 65세 이후 치매(이하 후기 발병 치매) 환자보다 더 저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엽 실행기능은 인간의 가장 고위 기능과 직결되는 부분으로서 어떤 일을 할 때 동기 부여나, 계획하며 이를 실제 실행에 옮기는 복합적인 일을 수행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65세 이전 가정주부라면 김장을 하거나 제사를 모시는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시공간 구성능력이 저하되면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해지거나 낯선 곳에 가면 길을 잃을 경우도 생긴다.
후기 발병 치매는 기억력 저하가 가장 중요한 증상 중에 하나로, 지목된다.
조기 발병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의 양상이 크게 달라 진단이 늦어지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조기 발병 치매 환자는 '무감동'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무감동 증상은 우울한 것과 혼동되기 쉽지만, 주위의 상황 변화에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아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나 가족입장으로선 가장 힘들어하는 현상 중 하나다.
인지 기능이 저하될수록 더 심해졌다.
이에 반해, 후기 발병 치매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망상, 환각이 더 흔하게 관찰됐다.
이러한 행동 증상의 차이는 치매 유전자로 알려진 APOE e4의 존재 여부에 따라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치매 증상 차이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에서 전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2,697명 중 약 20%(616명)가 조기 발병 치매 환자였다.
조기 발병 치매는 환자 중 60~64세(51.3%)가 316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50대 259명(42%), 40대 41명(6.7%) 순이었다.
박 교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일반인들도 조기 발병 치매 증상을 좀더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면서 대부분이 50대라면 치매가 발병하기엔 젊은 나이라고 여기지만 후기 발병 치매와 달리 기억력 저하가 병의 경과 중에 뒤늦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병원에 늦게 방문함으로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40~50대의 젊은 나이라도 치매의 가족력이 있거나 이 같은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면 반드시 치매 전문 진료기관을 찾아 MRI 검사, 인지기능검사,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정밀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또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50대도 치매가 발생, 자신이나 가족, 사회적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가령 50대 회사의 임원 또는 공무원이 치매를 앓아 책임지던 일이 하지 못하게 돼 사회의 손실이 막대할 뿐 아니라 20대의 자녀가 간병 부담을 맡게 된다면 사회생활의 진출에 문제가 커질 것"이라면서 "조기진단,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환자와 가족의 부양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며 "이를 정책입안자들이 외면해선 안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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