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의료진 직접 수술 요청‥이젠 '해외 중증 환자유치'
[보건타임즈] 중동의 의료 자존심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이 수술을 포기한 말기 간경화 환자가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아 새 삶을 찾게 됐다.(사진 왼쪽부터 간이식·간담도외과 조희동 임상강사, 정동환 부교수, 기증자인 아들 리오씨(39세), 환자 샬롬씨(69세), 권재현 임상강사, 이승규 석좌교수)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지난 1월 이스라엘 의료진의 추천을 받아 내원한 말기 간경화 환자 하자즈 샬롬(남, 69세)씨에게 아들 하자즈 리오(남, 39세)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최근 밝혔다.
하자즈 샬롬씨는 B형간염으로 말기 간경화란 진단을 받아 2010년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고령인 탓에 신체기능이 크게 떨어져 배에 복수가 차오른 데다 가벼운 뇌병증까지 나타나는 등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간이식이 다급한 상황이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병원 중 한 곳이다.
이 병원은 암 치료와 장기이식 등이 특화돼 있다.
일찍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세계 곳곳의 환자를 유치하는 글로벌 병원 10곳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로 명성 높은 의료기관이다.
그러나 이 병원은 극도로 상태가 악화된 고령의 샬롬 씨를 치료하기 위해선 고난도 이식수술을 수행해야하지만 불가능했다.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은 생체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의료기관을 물색하던 중, 지난해 5월 서울아산병원에서 2주간 연수를 받으며 간이식팀의 수술과정을 직접 참관 한 뒤 돌아간 같은 병원 이도 내쉬매니 교수의 제안으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
당시 동료 장기이식 전문의들조차 망설임 없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의뢰키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를 본 뒤 리처드 나카쉬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장기이식 총괄교수는 지난해 8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샬롬 씨의 생체간이식수술을 집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들 리오 씨는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환자와 기증자의 CT사진과 검사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수술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샬롬 씨와 가족들은 1월 중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샬롬 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난 1월 26일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뒤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 2월 15일 퇴원했다.
앞서 지난 5일엔 샬롬 씨와 아들 리오 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생체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위해 직접 작성한 감사편지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게 병원의 전언이다.
샬롬 씨는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이 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병원이라고 추천했다. 수술 요청에 선뜻 응해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동환 간이식·간담도외과 부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강점은 풍부한 고난도 간이식 수술 경험과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 시스템, 이승규 교수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팀워크에 있다. 국적을 초월해 간이식이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수술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간이식 수술의 메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엔 매년 약 70개국 400여 명의 해외의학자가 방문해 한국의 선진의료기술을 배워가고 있다.
이러한 해외 의료진 연수는 기술전수를 넘어 이번 이스라엘 간이식 환자처럼 중증환자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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