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검사에 비해 짧은 시간과 고통 없는 당뇨 합병증 진단법이 개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의대 김덕원(의학공학) 강은석(내과학)교수팀은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에 사용되는 광혈량측정법(photo-plethysmography)을 이용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진단기기를 개발, 임상 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에는 전체 인구의 6%가 넘는 약 3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고, 많은 환자들이 각종 합병증으로 신체기능을 잃거나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이중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전체 당뇨환자의 15~25%가 경험하는 대표적 합병증이다.
강은석 교수는“손발에 생기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대부분 작은 상처나 염증으로 시작하고 신경이 손상된 환자들이 통증을 느끼지 못해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치는 수가 많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궤양 부위가 커지고 점차 감각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쯤에는 상당부분 진행되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거나 더 이상의 궤양확산이나 조직 괴사를 막기 위해 절단술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만 연간 3만 명 이상이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다리를 잃고 있으며, 국내도 많은 환자들이 절단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단을 막기 위해 기존에는 신경전도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해왔다. 그러나 신경전도검사는 100㎃의 강한 전류를 환자 피부에 약 30분간 흘려 그 피부 아래 신경에서 전달 속도를 정상인과 비교해 신경의 손상여부를 파악하기 때문에 고비용은 물론 환자들이 심한 통증도 참아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덕원․ 강은석교수팀은 새 진단법을 연구하던 중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신경병성 당뇨병 환자들의 족부 촉진 시 따뜻하고 맥박이 잘 촉진되는 특징에 주목했다. 측정 결과 환자의 평균 족부 온도(30.5도)가 정상인(29.3도)보다 약 1.2도 더 높았다.
이 같은 차이는 신경병성 당뇨병 환자들은 정상인과 달리 체온유지를 위해 피부 아래 흐르는 동맥과 정맥 사이의 작은 연결고리인‘동정맥단락'(AVS)을 주변 기온에 맞추어 열고 닫아 체내 열을 발산하고 보온시키는 교감신경 기능이 당뇨로 상실되어 항상 열린 상태가 되어 많은 혈류가 흐르기 때문이었다.
새 진단기기는 환자의 검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에 골무형태의 진단기기를 끼워 그 혈류량을 빛을 통해 측정토록 했다.
김덕원 교수는 “40명의 정상인과 50명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에게 새 진단기기를 적용해 84%의 정확도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만을 선별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진단법은 숙련된 전문 검사인력 없이 저렴한 비용의 1분 정도의 통증 없는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향후 병원 급에서만 시행되던 당뇨병성 족부궤양 검사가 의원 급에서도 가능한 것은 물론 질환예방과 조기진단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유럽의공학회 학회지인‘Medical & Biological Engineering & Computing' 誌 1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