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장들이 대학병원들의 ‘몸집불리기'와 ‘간호사 싹쓸이' 등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의료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한중소병원협회(이하 중소병원협) 정기이사회에서 중소병원장들은 “대학병원들의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로 중소병원계가 줄도산위기에 봉착했다.”며 “앞으로 생존을 위해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대형병원들의 몸집불리기로 인해 환자는 물론 간호사 등의 주요 인력까지 빼앗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의료전달체계의 중심에 있어야 할 중소병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주요 대학병원들이 병상을 늘리고 분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몸집불리기에 나서면서 의료인력을 모집하자 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이 대거 빠져나가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더불어 지난해 4월 간호등급차등제 시행 이후 대학병원들이 중소병원 우수 간호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중소병원의 약 80% 이상은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7등급 판정을 받고 매달 5%의 입원료를 삭감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병원들은 대학병원과 다른 정책노선으로 현재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병원협 한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정책과 제도가 대학병원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손해는 물론 역차별을 당했다”며 “이젠 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포괄수가제(DRG)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병원들이 대학병원들과 동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종별가산제와 선택진료 폐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소병원협은 올해 정책과제로 의료시장 양극화 해결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환자들의 대형병원 및 수도권 쏠림현상 해결, 지역별 총량제 도입, 간호인력난에 따른 차등수가제 폐지 등을 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