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동규 교수가 의사로서 지난 활동을 한 권의 책 ‘활인의 길을 찾다’에 엮어냈다.
이 책엔 1986년 경상대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창설에서부터 시작해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주임 교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등 자그마치 30여 년간의 그의 행적이 담겼다.
김 교수는 2년 전 ‘브레인’이란 책을 통해 신경외과 의사의 삶을 술회한 바 있다.
브레인이 의사로서의 주관적 느낌을 정리했다면 이 책은 그간 활동의 객관적 기록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의 첫 시작은 김 교수의 경상대 의과대학 시절이다.
김 교수는 경상대학교 신경외과학교실을 창설했다.
혼자 진료와 수술, 교육을 도맡으며 창설 3년 만에 교실 연보를 창간했고 다음 해엔 전공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런 김 교수의 헌신과 노력이 오늘날 우수한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의 밀알이 됐다.
책에서 김 교수는 의사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에서 활동을 시간 순으로 하나하나 보여준다.
5년간의 교실 주임교수 시절엔 가족방문의 날 행사, 후학과 함께하는 사은회 등을 새롭게 만들어 교실 원들 간의 친밀감을 높였으며, 정기적으로 동문들에 교실의 소식과 현황을 알려 동문들과도 끈끈한 유대감을 이어갔다.
그는 특유의 기지와 추진력으로 방사선 수술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세 번이나 서울에 유치,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교실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을 맡은 뒤엔 병원의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데 총력을 쏟아왔다.
김 교수는 책에서 신경외과 의사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대한신경외과학회지를 탈바꿈 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학회지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학회지의 완전 영문 화를 이뤄냄으로써 이것이 밑거름이 돼 대한신경외과학회지는 SCI에 등재된 저명 학술지로 발전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의 수많은 활동을 통해 당시 김 교수의 인사말, 머리말, 편지글 등의 형태로 사진과 함께 책에 옮겨났다.
이 책의 제목 ‘활인의 길을 찾다’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김 교수는 책의 머리말에 “어머니께선 의사는 사주팔자에 활인수(活人數 사람을 살리는 운수)가 있어야 한다. 활인수가 있는 너는 좋은 의사가 될 거야” 라고 썼다.
김 교수는 의사가 돼 수많은 환자의 목숨을 구했다.
새로운 의학기술을 개발, 우리나라 신경외과학의 연구와 학술 수준도 크게 높였다.
이 책에 남겨진 기록들이 한 개인의 삶의 흔적일 수 있지만 이 속에 우리나라 의학과 국립대학교병원의 발전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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