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의료정보센터장과 서울대 박하영 교수팀
연구 논문, ‘국제의료정보학회지’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1단계 1차, 2차 의원과 병원·종합병원, 2단계 3차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눠, 환자 질환의 경중에 따라 1→2→3차 의료기관 순으로 진료를 받도록 돼 있다.
이러한 진료수순은 큰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는 환자들의 쏠림 현상으로 극심해지면서 지켜지지 않거나 사실상 깨져 유명무실화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쏠림 현상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한다.
이미 겪어왔지만 메르스 사태에서 나타나듯 세계보건기구 WHO까지 지적한 감염병 관리문제는 물론 의료소비 왜곡으로 발생한 진료비 급증과 지역의료기관 감소로 의료접근성 약화 등을 야기 시킨다.
이를 풀어내기 위해선 1단계 의원과 2단계의 상급종합병원간의 진료기록을 공유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의료정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과 서울대학교 박하영 교수팀이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과 1차 의료기관이 진료기록 공유 등으로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경우 의료전달체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진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의원 급 중 35곳을 진료기록 공유병원, 59곳을 비공유병원으로 나눠 환자 진료비를 서로 비교했다.
진료기록 공유는 환자의 동의하에 분당서울대병원 온라인 보안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비공유병원은 기존 방식대로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서 간단한 요양급여의뢰서를 받아 분당서울대병원에 제출하는 형식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2009년 6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1년 5개월의 연구 기간 동안 진료기록 공유를 통해 치료 1,265건과 기존방식 치료 2,702건을 비교, 평가했다.
이 결과, 진료기록 공유 시 환자의 진료비가 약 13% 가량이 경감됐으며 처방 건수는 무려 63%가 줄어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 이용이 크게 감소된 사실을 입증해냈다.
표 1) 진료기록 공유여부에 따른 평균 진료비 비교
| |
진료기록 공유환자
평균진료비 (A) |
진료기록 비공유환자
평균진료비 (B) |
진료비 감소율
{1- (A / B)} *10 |
| 외래 |
244,049 원 |
274,622 원 |
11.13% |
| 입원 |
2,123,910 원 |
2,656,634 원 |
20.05% |
즉 사전에 환자의 처방, 검사기록, 치료 계획, 가족력 등 건강정보 전반의 다양한 정보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전달됨으로써 큰 병원으로 옮길 때마다 다시 받아야 하는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최소화할 수 있기에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현행 건강보험의 행위별 수가제(fee-for-service) 하에선 진찰, 검사, 처방 등 진료 건수가 수익과 직결돼 병원들이 서로 환자 기록을 공유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환자 진료기록을 공유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는 회복되고 환자 진료비는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진료정보 교류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보장할 수 있는 수가정책을 개발하는 등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의료정보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국제의료정보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Informatic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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