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어린이병원(원장 김덕희)이 560그램의 초극소 저체중의 미숙아에 대한 심장 및 장(腸)수술을 동시에 시행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수술을 받은 아기는 건강을 회복해 29일 퇴원 예정이다.
이 아기는 지난 6월 18일 임신 26주 만에 574그램의 몸무게를 가지고 태어나 여러 신체장기 발육부진으로 출생 직후부터 인큐베이터에서 집중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출생 6일만에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장(腸)천공이 발생해 배에 구멍을 뚫어 복강 내에 차오르는 복수를 빼는 배액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상태 악화로 태변이 복강 내에 쌓이는 위험상황에 처하게 됐다.
또 심장 초음파 검사 상에서도 분리가 돼야 하는 폐동맥과 대동맥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동맥관 열림증,PDA)이 발견되는 등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에 신생아 진료팀[한석주(소아외과), 박한기(소아심장외과), 남궁 란(소아과), 박용원(산부인과)교수]이 수술적 치료가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생후 16일째 되는 7월 4일 성인에도 부담이 되는 개흉을 통한 심장수술과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개복수술을 총 5시간 동안 동시에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환아는 수술 후 상태가 호전돼 모유 섭취도 가능하고, 27일 현재 3,400그램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등 정상적인 신체기능 발육을 보여 28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수술을 주도한 소아외과 한석주 과장은 “수술 당시 환아 몸무게가 560그램에 불과해 마취 및 수술 중에 어려움이 많았고 수술 후 회복 가능성도 불투명했는데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만족한다”면서, “이번 수술의 성공을 통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국내 초극소 저체중아(출생 체중 1000그램 이하의 초미숙아)에 대한 적극적인 수술치료가 생존율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주치의로서 계속 지켜본 소아과 남궁 란 교수도 “500그램 대 초극소 저체중아 생존율이 50%를 전후인 상황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인 치료로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초극소 저체중아에 대한 수술적 치료의 위험이 매우 커 적극적인 수술 시도를 꺼려 왔으며 국내에서는 2005년 630그램의 초극소 저체중아의 수술 성공이 보고되어 있는 상태다.
국내 초극소 저체중아에 대한 생존율은 국내 학회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1000그램 미만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생존율은 국내 평균은 75%내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77~89%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환아의 어머니인 황 모씨(31세)는 결혼 8년 만에 어렵게 얻은 딸아이의 생명을 지켜준 의료진과 신생아 집중치료실 간호사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28일 이 환아를 위한 조촐한 퇴원 축하파티도 마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