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범 교수팀, “향후 만능 혈액 생산 가능성 제시”
[보건타임즈]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혈액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왼쪽 사진>와 ‘김영훈’ 연구원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RhD+ 혈액형을 RhD- 형으로 전환시키는데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성과는 “Rh D blood group conversion using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의 제목으로 국제 유전학분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RhD+ 형의 적혈구 전구세포에서 유전자 가위(TALEN)를 이용, RhD 유전자를 제거해 RhD- 형으로 전환시켰다.
TALEN는 동식물의 유전자와 결합시켜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 유전자에디팅(Genome Editing)기술이다. 인공효소가 가위 역할을 한다.
이후 연구팀은 RhD 유전자가 제거된 적혈구 전구세포를 적혈구로 분화시켜 RhD- 혈액형으로 변환된 것을 확인했다.
과거 효소를 이용해 A형과 B형 적혈구 표면에 나타나는 혈액형 항원을 소실시키는 방식으로 O형의 혈액형 전환연구가 진행됐으나, 매번 적혈구가 깨지면서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현상으로 실패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김 교수는 유전자 가위를 통해 적혈구 전구세포단계에서 유전자 교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적혈구의 경우 우리 체내에서 유일하게 핵이 없는 세포다. 핵이 존재하는 상태인 적혈구 전구세포 단계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더라도 최종 산물인 적혈구에서 탈핵이 돼 핵이 없기 때문에 유전자 변이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연구에서 RhD+ A형적혈구 전구세포를 대상으로 성공했지만, 모든 RhD+ 혈액형에 대한 RhD- 변환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기술을 국내 특허 출원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세브란스병원 혈액원장 김현옥 연세의대 교수(진단검사의학)는 “이번 성과에서 보듯 RhD+ O형은 물론, RhD+/RhD-의 A형, B형, AB형 의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는 만능 혈액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인공혈액 대량생산 기술이 성공한다면 수혈의학에 큰 이정표를 제시한 연구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기대다.
연구팀은 한국인에서의 빈도가 0.15%로 희귀혈액형 RhD-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응급으로 수혈이 필요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큰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팀의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한 혈액형 전환 연구 성과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메디스타 과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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