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제 발목 잡는 행태 반복해선 안 된다"
새정치 "의료민영화 위한 포석" 강하게 반발
서비스산업발전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12개의 경제활성화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데다 이를 다룰 임시국회가 마지막일정까지 열흘 남짓 남겨 둬 또다시 공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사진 이미지)
지금으로선 다음 주 곧바로 열릴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통과될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로써 정부와 새누리당이 핵심법안으로 추진해왔던 12개 민생·경제 법안은 물론 건강보험료 개편 등 현안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될 공산이 커졌다.
국회에 따르면, 현재 계류 중에 있는 민생안정·경제활성화 법안 12개 중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광진흥법, 의료법 등에 새정치연합을 주축으로 한 야당의 반발이 커 오는 23~24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쉽지 않을 상황이다.
최근 야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강행하려는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반감을 드러내면서 "의료민영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활성화법의 1순위로 꼽힌다.
법안은 정부가 5년마다 의료와 관광 등 서비스산업 발전 정책 수립과 함께 재정·금융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지난 2012년 9월 의료와 관광, 교육, 정보통신서비스 등 4개 분야를 비롯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산업발전법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법안에 들어 있는 의료 부문 조문을 두고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 2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 중에 있다.
黨政 "서비스산업발전법 내 의료 조문 수정‥민영화-영리화 제동"
野 "의료 부분 완전히 빼면 즉각 처리" 강경
"기재부내 의료분야 삭제 검토 모락모락"
22일 여야 관계자들은 “서비스산업발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힘들다”고 너나 전망했다.
이를 발의한 기획재정부는 의료계 전반에 걸쳐 들끊는 의료민영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의료 분야 조문을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의료 부문 조항의 완전 삭제를 주장해왔다.
야당은 또 막말 논란을 빚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사퇴가 없는 한 기재위 소위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기재부는 여당과 의료계를 의식,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의 협조를 얻어 의료 산업 발전을 반대할 경우 발전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내용과 의료법의 규정대로 의료 민영화 금지 조항을 서비스산업발전법안 제3조 1항에 명시함으로써, 의료 공공성을 강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 제출된 수정안 제3조 1항을 정리하면 이렇다.
‘추진하려는 서비스산업이 의료법 4조, 15조, 33조, 49조에 저촉될 경우 의료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가 추가된 것이다.
의료법 4조에 의료인·기관의 의무, 15조엔 진료거부 금지가 담겨져 있다.
33조와 49조에는 민영화할 수 있는 의료업과 부대사업만 나열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소속의원의 말을 빌려 "서비스산업에 의료를 끌어 들이겠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지가 수정안에 그대로 담겨져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기재부에) 밝혔다"면서 서비스산업발전법이 의료민영화와 영리병원시대를 열 첫 단초로 삼으려는 정부와 꼼수로 바라보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의료는 산업보다 공공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의료를 산업적으로 접근하려는 서비스산업발전법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野, 의료법 안 의료의 민영화와 영리화의 단초가 될 투톱
"특정 집단 위한 법‥'의료민영화' 전 단계와 직결"
기재부는 이처럼 야당의 반대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이 장기간 표류하자 의료와 연관된 조문을 아예 빼는 것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이달 임시국회 통과가 무리라고 판단한 기재부내에서 다른 서비스산업의 발전 계획을 위해 의료 부분을 빼는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딴소리를 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의료 부분을 삭제하는 방향) 논의된 적 없다”며 “의료는 뺄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서 “서비스산업발전법은 기본법으로 의료를 영리화할 수 있는 법이 아니다. 이를 규정한 의료법을 수정하지 않는 한 의료 민영화나 영리병원은 생길 수 없다. 정부 입장에선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이 높은 한국의 의료 산업을 산업화하고 육성시키겠다는 것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 측은 의료 부분이 빠지면 즉각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의료법'을 바로 보는 야당의 시각도 곱지 않다.
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법안과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공항 등에 외국어 의료광고와 생보사의 해외환자 유치활동을 허용 등 국제의료사업을 지원하려는 의료법 안이 의료의 민영화와 영리화의 단초가 될 투톱으로 단정 짓는 분위기다.
야당은 "'의료법'은 특정 집단을 위한 법이다. '의료민영화' 전 단계와 직결된다"면서 "비정상적인 경제살리기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내부에선 "야당은 경제 살리기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선 안 된다. 더 이상 국회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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