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의 오락가락한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중단방침을 비난하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국회, 보건의약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이미 정부가 발표했던 정책을 말 바꾸기로 한순간에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중단시킴으로써 국민과 약속을 어긴데다 이렇다 할 이해를 도울 해명조차 없다는 거다.
둘째는 그간 여론으로부터 지적받아온 건강보험부과체계의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정부가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여론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껏 근로자에게 과도하게 부담시키는 반면 고액소득자에겐 건강보험에 거의 ‘무임 승차’를 시키는 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바꾸는 동시에 치료보다 ‘예방․증진’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하며, 급여결정 구조와 진료비 심사․청구․지불 체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해왔다.
여기에 퇴직 또는 실직으로 소득이 없거나 줄어든 지역가입자에 부과된 보험료가 오히려 오르는가 하면, 소득․재산․자동차 등이 비슷해도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라는 이유로 보험료가 5배 이상 차이 나는 등 형평에 어긋난 데다 불공정한 보험료 부과에 문제를 제기해온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보험료와 수가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 의약품 보험급여 등재와 약가 결정 방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료비 청구 심사 지급 체계의 이론과 실제 등을 통해 현재의 비정상적 진료비 심사․청구 체계를 따져왔다.
이에 복지부는 그간 문제로 지적되어온 건강보험부과체계를 다듬어 개선안을 마련, 지난달 29일 확정·발표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발표가 있을 하루 전날 지난달 28일 문형표 장관이 돌연 말을 바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좀 더 자세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올핸 건강보험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중단 방침을 꺼내 놓음으로써 잔뜩 기대했던 국민들과 직접 연관된 의료계로부터 빈축을 사게 됐다.
지난 2일엔 복지부의 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중단에 반발한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의 위원장을 사퇴를 공식발표하면서 여파가 더 커졌다.
이처럼 여론이 비난 쪽으로 쏠린 것은 오락가락한 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이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사태, 들썩거리는 국공과세 등 서민피부에 민감한 정부의 증세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거다.
지금은 모두가 당초 목적대로 잘못된 건강보험부과체계를 바로 세우길 바래 정부가 나서지 않고는 이 상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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