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단 한차례 요양급여를 부당 청구했던 사실이 적발된 노인요양기관에 기관지정 취소는 가혹하다며 처분취소 판결을 내려 눈길을 끈다.
그러나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결정 취소 청구는 기각했다.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해붕 부장판사)는 경남 사천에서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 사천시장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기관 지정취소 처분 취소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 취소처분은 시설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장기요양기관을 제재함으로써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요양급여 수급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 공익적인 필요성이 있다"며 판결사유를 공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2013년 8월에 개정된 노인보험법엔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가 단 1회라도 적발되면 장기요양기관 지정취소를 할 수 있도록 했던 종전 규정을 1, 2회 위반했을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6개월 안에서 영업정지만 처분하도록 조정, 시행 중에 있다"며 "비록 사회복지법인이 요양급여비용 부당하게 청구한 액수 비율이 9.97%에 이르지만, 적극적으로 허위로 꾸미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다 이러한 정황이 이전에도 없었다"면서 "개정 이전의 과거법령을 형식적으로 적용해 장기요양기관 지정 취소 처분한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개정된 노인보험법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법의 효율적인 정착을 위해라도 일회 장기요양기관 지정취소보다는 영업정지 등 처분을 통해 지속적인 행정적 관리 감독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사천시와 건보공단이 2013년 12월 이 요양기관을 상대로 현지조사를 실시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사천시와 건보공단은 이 요양기관을 현지조사 중에 인력배치 기준 위반과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 사실을 적발했다.
사건기록에 따르면 이 요양기관은 2012년 6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요양보호사 2명에게 각각 조리원과 사무원 업무를 하게 한 뒤 간호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며 요양급여비용을 더 받았다.
사천시는 이를 증거로 장기요양기관 지정을 취소했다.
건보공단은 부당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7천669만원에 환수결정을 내렸다.
이에 이 요양기관을 운영하는 법인은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건보공단엔 이의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되자 지난해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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