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의료인 ‘임상 검증 안 된 어성초화장품’ 효능 있는 것처럼 환자에 권유
유명세 악용 유명매체에 출연 ‘의학적 치료’보다 비중 있게 소개
기업과 협업 ‘모가득차 같은 상업성 있는 화장품’ 출시
최근 높아진 탈모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악용, 어성초 등을 비롯해 임상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원료를 활용한 비의학적 화장품의 허위∙과장 광고가 난무, 피해를 막기 위한 규제나 대책이 다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없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질환이다.
대한모발이식학회는 최근 어성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모팩', '발모수' 등과 같이 어성초를 함유한 화장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탈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위∙과장 광고 마케팅이 난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로부터 입는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5일 발표했다.
학회는 “탈모의 경우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증상과 진행 단계에 따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허위∙과장 광고 마케팅 행위에 현혹돼 임상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의학적 대처 방법을 맹신하다가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이 저하되거나 경제적 손실까지 야기 시킬 수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정부가 규제 또는 심의하는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현재 병원에서 탈모 치료에 처방되는 약제들은 대규모 임상 시험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의학적 치료제”라며 “반면 허위∙과장 광고 마케팅을 통해 시중에 효과가 탁월한 것처럼 잘못 알려진 어성초는 그저 식품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어성초를 비롯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자소엽, 녹차엽과 같은 원료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특정 재료, 성분을 활용한 식품으로 이미 시작된 탈모를 치료한다거나 증상을 개선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며, 임상 시험을 통해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어떤 사실도 밝혀진 바 없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이중 “어성초와 의학적 탈모 치료 효과의 상관관계는 어떠한 임상 시험이나 학술 논문을 통해 밝혀진 바가 없다”는 것이 성명서의 평가다.
게다가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어성초가 들어간 탈모화장품들이 ‘발모 기능’을 표방한 허위∙과장 광고로, 탈모 환자들의 올바른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고 있다며,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게 학회의 시각이다.
성명서가 제시한 현행 ‘화장품법’ 13조, 시행규칙 22조 ‘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2011에 식약처가 발표한 탈모제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화장품은 피부, 모발의 건강 유지와 증진을 사용할 목적으로 명시하도록 해 ‘발모 기능’을 표방한 단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
탈모치료엔 ‘바르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수술’ 단 2가지
“이외엔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 검증되지 않았다”
문제는 특정 의료기관 의료진이 의료 현장에서 의학적 치료제와 어성초가 들어간 화장품이 효능이 있는 것처럼 함께 환자에 권유, 심각하는 거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 의료진은 TV에 출연, 의학적 치료보다 어성초가 들어간 화장품을 더 비중 있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유명세를 악용, 모가득차와 같이 상업성 있는 제품을 기업과 협업해 출시한 것도 모자라 치료 효과가 있다며 탈모 환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된 방법을 선택해야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제대로 된 탈모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권장사항이다.
학회는 “현재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된 방법으론 크게 2가지가 있다”면서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수술 2가지뿐”이며 “이외엔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둘 것”을 주문했다.
남성형 탈모 치료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약물치료의 경우, 장기간의 임상 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은 치료제로 먹는 피나스테리드 제제와 바르는 미녹시딜 제제가 있다.
모발이식 수술은 유전적으로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부위의 모낭을 채취, 모발이 빠진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주요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중증도 이상 치료에 약물치료와 함께 고려되는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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