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승호 교수 "기내 기압, 지상과 차이 크지 않기 때문"
만성 중이염으로 손상된 고막을 다시 만드는 고실성형술을 시행 받은 환자가 수술 다음날 바로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신승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최근 연구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만성 중이염이란 중간 귀(중이) 즉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겨 귀에서 고름이 흐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병이다.
이 병을 앓는 환자는 대개 고막에 구멍이 나 간헐적으로 고름이 흘렀다 안 흘렀다 하다가 점차 멈추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고막 근육을 싸고 있는 얇은 막(근막)을 조금 채취해 고막의 구멍 밑에 위치시켜 고정하면 고막이 근막을 따라 자라 재생된다.
이를 고실성형술이라고 한다.
근막은 녹는 솜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켜 약 3주 후에 녹는 솜을 제거하게 된다.
의료진들은 수술 전후 이 기간 동안 비행기를 타면 기내의 압력과 중간 귀 내부의 압력 차이로 녹는 솜과 근막이 움직일 것을 우려해 지금까지 비행기 탑승을 금지시키거나 자제를 당부해왔다.
신 교수는 이를 연구하기 위해 고실성형술 후 다음날 비행기를 탄 69명의 환자와 타지 않은 100명의 환자 수술 성공률을 조사했다.
이 결과 고실성형술을 받은 다음날 비행기를 탑승한 환자의 성공률은 91.3%, 타지 않은 환자는 88%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수술 후 다음 날 타더라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 교수는 이에 "비행기의 자동 기압 조절 장치 덕분에 기내 기압이 지상과 거의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다만 고막과 근막이 움직이지 않도록 녹는 솜을 적절하게 고정, 배치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 ‘이과학, 비과학, 후두과학 연보(Annals of Otology, Rhinology& Laryng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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