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경진 교수-고려대 정수영 박사, 손기훈 교수
우리 몸 안에서 기분이나 정서 상태의 신진대사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감정 기복까지 조절한다는 사실이 국내대학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그림/생체시계 물질 REV-ERBα, TH 유전자 발현과 도파민 신경 조절의 분자기전)
이로써 조울증 같은 정서 장애, 중독질환 등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와 고려대 의대 정수영 박사, 고려대의대 손기훈 교수(사진 좌측부터)가 하루를 주기로 낮과 밤에 따라 체내의 신진 대사를 늘리거나 줄이는 생체시계 단백질이 도파민 신경회로의 분자생물학적 연결고리와 연결돼 밤에 기분이 차분해지고 낮엔 활발해지는 감정 기복에 깊게 관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최근 사회에서 큰 문제로 떠오른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계절성 기분장애 등의 정서장애나 중독질환의 발병·증상과 깊은 연관이 있는 분자·신경생물학적 작용원리는 그동안 베일에 쌓여왔다는 게 연구진의 지적이다.
연구진은 뇌 도파민 신경회로가 정서조절과 정서장애 발병의 핵심 조절시스템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감정 기복를 조절한다는 생체시계 단백질 레볼브 알파를 제거한 쥐와 정상 쥐의 활동성을 비교했다.
도파민은 정서, 운동, 인지, 보상, 동기부여 등 다양한 뇌기능을 관장하는 중요 신경전달 물질이다.
티로신 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 이하 TH)가 도파민 합성을 조절하는 속도결정(Rate-limiting)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 결과 레볼브 알파가 제거된 쥐는 감정이나 기분과 연관된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밤낮없이 활동량이 늘어나는데다 공격성이 증가했다.
반면 레볼브 알파가 정상적인 쥐에게선 도파민 분비량이 밤낮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하면서 하루 단위로 감정이 주기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체시계 단백질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켜줌으로써 도파민 분비가 교란돼서 나타나는 조울증 같은 정서 장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도파민이 적게 분비돼 발병하는 파킨슨병도 이 생체시계 단백질을 치료 물질로 이용하면, 근본적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진 교수는 "이를 통해 확인된 도파민 신경회로의 일주기적 조절기전은 각종 정서장애와 중독질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셀'지 9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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