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불일치, 고감작 등 고위험군’ 여건서 잇단 수술 성공
고려대병원 이식혈관외과(과장 정철웅) 아침 회진시간 땐 여느 병원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이식담당 교수와 전공의는 물론 코디네이터, 전문약사, 몽골어 통역이 모여 회진을 준비한다.
이식 환자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이식 팀 전체가 함께 회진하며, 무엇보다 신장이식을 받거나 대기하는 외국인 환자 중 몽골 환자가 많아 몽골어 통역이 꼭 동행한다.
물론 통역이 없더라도 정철웅 교수를 비롯한 신장 이식팀이라면 “센베노(안녕하세요)” 혹은 “오스센오가레(물 많이 드세요)” 정도의 간단한 몽골어는 통역 없이 환자에게 현지어로 설명한다.
고대병원 이식혈관외과가 지난해 국내 외국인 신장이식건수 총 41건 가운데 27건(66%)를 실시, 외국인 신장이식현황 1위를 차지했다.
그 동안 외국인 환자에게 특화된 진료, 행정 시스템, 언어장벽을 없애기 위해 24시간 통역 시스템, 개별 국가의 의료 상황을 이해하려는 의료진의 노력, 음식 등의 문화적인 차이까지 고려하는 의료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환자로부터 신뢰를 받아와 매년 비중이 커진 결과다.
몽골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의 경우 현지에서 투석이 원활하지 않아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선 제한된 공여자 중 혈액형이 맞지 않는 사례가 많은 데다 만성 신부전으로 빈혈 치료를 위해 무분별하게 수혈을 하거나 이식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거부반응 등으로 이식이 불가능한 환자들이나 재이식을 필요로 하는 고 감작된 환자들이 주로 한국을 찾게 된다.
이처럼 한국인과는 달리 외국인의 신장이식은 환자의 절반이상이 고난도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고대병원 이식혈관외과는 다년간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고위험 신장이식 수술을 문제없이 성공시키고 있다.
이런 결과가 2013년 일본에서 개최된 ‘아시아 이식학회’와 ‘국내 이식학회’에서 발표돼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논문으로 작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대병원 신장이식팀은 카자흐스탄, 몽골 의료진을 초청해 이식교육을 실시함으로서 현지의 의료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고대병원 신장이식팀을 이끄는 정철웅 교수는 “외국인 환자들은 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 공여자와 함께 한국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온다. 이들은 수술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좋지 않은 의료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방한동안 모든 상황들을 완벽하게 치료해 돌려보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비록 현재의 의료 상황이 다르고 문화적인 차이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이해하려는 의료진과 병원 모든 부서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면 외국인 환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식받으러 오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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