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계가 그동안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무자격 간호보조인력 채용과 국립대병원이 파견금지 대상 직종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대신 외주 용역업체에서 무자격자를 불법으로 공급받는 것에 유감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 근절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회장 강순심)는 31일 “이런 사례에 여럿차례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방치해온데다 이를 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이 지적하는 것에 공감한다”면서 “국립대병원은 이를 서둘러 바로잡는 것은 물론 정부는 근절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간무협은 이에 따른 조건으로 3가지를 요구했다.
간무협은 첫째로 “각 국립대병원은 우선 무자격 간호보조 인력을 포함해 간호인력 업무 전반과 외주 용역업체의 무자격자 파견 실태를 조사해 즉시 시정과 함께 근절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둘째로 “정부에 향해 무자격자 고용과 파견은 국립대병원에 한정된 것이 아닌 만큼 사립대병원과 공공병원 등으로 범위를 확대시켜 간호보조인력 고용실태를 조사할 것과 무자격 간호보조 인력의 고용과 불법 파견을 방지토록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세 번째로 “이번에 무자격자 고용과 파견 등의 불법 행위들이 확실하게 드러남으로써 간호등급제가 사실상 실패한 제도라는 것이 만천하에 확인된 이상 보건복지부는 조속히 간호사만이 아닌 간호조무사 등의 인력이 활용되도록 개선할 것과 보호자 없는 병원 제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호등급제는 1999년 11월 복지부가 간호서비스 수준 향상을 이유로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인력에 간호 관리료를 차등지급하는 식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간무협에 따르면 이 때문에 국립대병원의 경우 앞에선 간호사를 내세우는 간호등급제, 뒤에서는 간호조무사를 빼는 대신 무자격자를 채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횡행으로 당장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간호서비스의 질 저하 등 부작용으로 생긴 폐단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게 간무협의 지적이다.
간무협은 “우리나라 간호 인력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간호조무사와 같은 ‘진료보조와 간호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이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도 있다”면서 120년 전인 1892년에 생긴 실무 간호사(LPN, Licensed Practical Nurse)를 실지 사례로 꼽았다.
일본의 경우 ‘진료보조와 간호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준 간호사가 62년 전인 1951년 탄생했다는 게 간무협의 설명이다.
간무협은 “이 같은 외국의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는 간호조무사의 직종을 병원급 이상 병동의 간호등급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등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무자격 간호보조인력 고용이나 무자격자 파견 등 불법 행위를 하는 국립대병원에 57만 간호조무사들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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