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뒤에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될 것 같다.
이로써 25일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내각'으로 출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금까지 여·야간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면서 당초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1차(14일)와 2차(18일)를 넘긴 뒤 25일 새 정부 출범 후 잡힌 26일 임시국회마저 본회의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오늘(23일) 여·야가 정부조직법 안을 둘러싸고 머리를 맞댔지만 드러난 이견은 뚜렷했다.
이날 여야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통신의 융합 업무 등을 미래창조과학부,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안을 다루다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문제로 앞서 22일 오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최종 중재안을 놓고 1시간 반가량 만났지만 이견만 드러냈다.
일단 여야는 새 정부의 출범 전까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지만 새누리당은 "새 정부 출범의 발목잡기", 민주당은 "논의하려면 박 당선인의 재가를 받아와야 한다"며 서로를 겨냥, 압박수위를 높여 극적 타결 가능성마저 힘든 상태다.
여·야 간의 정부조직법안 협상을 둘러싼 난항은 22일 협상 전후에 걸쳐 이미 나타났다.
당시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한 발짝도 물러설 조짐조차 보이지 않아 지금으로선 협상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새 정부를 제대로 발족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서로 부담이 많아 그나마 기대했던 주말(23일)도 의문"이라며 민주당을 겨냥, 비난했다.
그러나 "교착상태에 빠진 방송정책을 빼고는 다른 부분에서 접근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독자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박 당선인으로부터 재가를 받아와야 한다"면서 이전에 협상할 필요가 없다"며 "향후 5년의 국정을 끌러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도 민주당의 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교착에 빠진 쟁점은 방송정책의 이관이다.
또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던 통상정책의 이관 문제가 또다시 협상테이블로 올라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통상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우 수석부대표는 "내년에 쌀 관세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제조업 등 산업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면 농민들의 반발로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총리실 산하 독립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야는 식약처로 식품의 업무가 일부 넘어가면서 말썽을 빚었던 농림축산부의 부처 명에 식품을 넣는 방안에 합의를 한데다 금융조직 개편에 의견 접근이 상당히 이뤄진 상태다.
교육부의 산학협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도 민주당 의견을 상당부분 수용, 이견이 좁혀졌다.
만약 여야가 24일 정부조직 협상을 타결시키더라도 상임위와 법사위 등을 거쳐 26일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여 전날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내각'으로 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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