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병원의 의약품을 사들인 후 제약사나 도매업체에 약값대금을 결제하기까지 평균 147일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제기간도 15일에서 690일까지 큰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사실은 병원협회(회장 김윤수)가 지난달 총 114곳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의약품 대금 결제기간을 조사한 결과 나왔다.
조사는 상급종합병원 24곳을 포함해 종합병원 58곳, 병원 18곳, 요양병원 14곳 등 대상이 비교적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이 결과에 따르면 병원의 37.8% 43곳은 90일 이내에 약값대금을 결제했지만 절반 넘는 71곳(62.2%)은 90일을 초과했다.
종별병원으로는 상종 144일, 종합 177일, 병원 99일, 요양병원 93일로 규모가 클수록 약값대금결제가 늦었다.
원인은 의약품 입고 후 사용한 만큼 매월 한 두 차례 심평원에 약제비를 청구하거나 고가 약이나 심사보류 등의 이유로 최대 6개월 이상 심사기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라는 병원협회의 설명이다.
병원에서 약의 사용량이 더디거나 심평원의 약제비 심사가 늦어질수록 의약품대금 결제가 미뤄진다는 뜻이다.
실제 약 구매 시점부터 약제비 지급까지 약 90일에서 100일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 일선 병원들의 주장이다.
병협이 공개한 의약품대금 결제과정을 들여다보면 병원들이 약 사들인 뒤 심평원에 청구하기까지 평균 15일 내지 30일 정도 걸린다. 또, 심평 원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으려면 같은 기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다 건보공단의 결제기간도 엇비슷하다.
고가 약이나 심사기간이 오래 걸리는 약을 많이 쓰는 대형 의료 기관일수록 의약품대금의 결제는 더 늦어진다.
이를 합치면 약제비 결제기간은 짧게는 90일에서 길게는 100일까지 소요돼 제약사나 의약품도매상의 수금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게다가 의료급여나 장애인 진료비는 지자체의 예치금 부족으로 제때 결제가 안 되고 있다.
병협은 “이 때문에 약값대금 결제지연의 책임을 병원들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면서 “원인분석 후 제약업계가 자율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병협은 의약품대금 조기결제 자율선언을 한 후 제약협회와 도매협회 등 의약품공급자단체들과 조만간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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