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훈병원에서 1원 낙찰에 제약 계와 도매업계의 관심이 쏠리면서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1원 낙찰에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약 계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도매업체들은 원내보다 원외처방에 기대를 걸고 당분간 포기를 하지 않을 기세여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매업체로는 황당한 낙찰가이지만 당장 포기하게 되면 수억 원의 입찰 보증금을 환수당하지만 계약 후가 되면 물어야 할 금액이 낙찰 액의 4분의 1, 10%만 위약금으로 내면 돼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가령 기준가로 12억 수준의 모 의약품이 290만원에 낙찰됐으면 7만 원 정도의 위약금만 물면 된다.
관련업계는 지금의 상으로 보훈복지의료공단이 지난 1차 입찰시 나타난 1원에 낙찰시킨 도매업체들과 계약을 대부분 완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들이 공급에 난색, 의약품 납품을 포기하는 도매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위약금 문제로 계약 후에 포기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난 6일에 실시한 piroxicam β-cyclodextrin 95.6mg외 130품목과 조영제와 투석 액이 포함된 20개 그룹에 대한 2차 입찰에선 100여개 품목이 유찰되고 그룹은 모두 유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가장 많이 입찰을 성사시킨 도매업체는 엠제이팜으로 글리벡, 이레사 등을 비롯해 총 27개 품목을 따냈다.
나머지 서울지오팜은 4개 품목, 백제에치칼·엘림팜·제이원팜·뉴신팜·더블유메디팜·부림약품·다나팜·성지약품은 1개 품목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1원 낙찰에 제약 계 도매업계 ‘슬렁’(주변 스케치)
단체, “윤리위원회 회부, 언론공개, 관계기관 고발” 경고
이처럼 저가낙찰이 국공립병원입찰에서 계속 나오면서 의약품시장은 온통 난리다.
동아제약을 비롯한 상위 10개사는 절대로 1원 낙찰에 의약품을 절대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제약협회는 덤핑입찰 도매업체와 연관된 제약사를 상대로 엄격히 대응하겠다며 덤핑공급이 확인될 경우 윤리위원회 회부, 언론공개, 관계기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상태다.
도매협회도 덤핑품목의 계약 납품과정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1원 계약을 한 도매상과 품목 명을 언론에 공개하고 약가인하와 함께 사후관리를 당국에 요청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두 단체가 자체징계라는 강수를 띄우고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약 업계가 직면한 상황이 강력처벌이라는 엄포(?)보다 당장의 이익이 더 절박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단체의 주장대로 덩핌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벌인다 해도 빠져 나가는 방법이 교묘한데다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아 엄포로 끝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적발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의약품유통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나가는 방법으로는 첫 번째 낙찰 도매업체가 아닌 다른 도매상을 통해 공급한 다음 낙찰도매로 흘러가게 하는우회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사전에 협의를 통해 공급을 약속했지만 덤핑은 도매상이 알아서 했다는 식의 임의투찰로 몰아가는 책임회피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 같은 방법들이 입찰 후 의약품 공급과정에서 횡행했다는 것이 의약품유통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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