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순수기술로 개발한 첫 원격로봇제어 수술 시연이 지난 10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개최됐다.
경희대 테크노공학대학 김윤혁 교수팀과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 나군호(비뇨기과)·형우진(외과)교수팀은 세브란스병원 수술실에서 조종간을 통해 경희대 수원캠퍼스 내에 설치된 경희SR1 로봇을 직접 움직여 돼지창자를 집어 자르는 시연을 선보였다.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은 지난 2006년 3월 식약청 과제(연구책임자 경희대 김윤혁 교수)로 지정돼 약 2년간 1억 5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된 토종 의학 및 로봇공학의 결정체다.
복강경수술용으로 개발된 로봇 기술은 크게 2개의 팔로 구성된 로봇 본체와 수술용 도구, 조종용콘솔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로봇 1대는 높이 90cm, 무게 70kg이고, 복강경과 수술도구 부분은 추후 개발될 예정이다.
이 로봇은 과거 수술용 로봇에서 없는 압력제어장치가 세계최초로 고안, 장착됐다.
김윤혁 교수는 “국내 자체기술을 이용해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뛰어난 IT기술을 기반으로 토종의학과 로봇공학이 손을 잡고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충분한 시간과 투자만 있으면 세계적으로도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나군호 교수도 “아직은 단순한 절제나 고정만 가능한 수준으로 내시경, 봉합 등 개발해야할 점들이 있지만 국산 수술용 로봇을 통해 세계의료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부위의 주요 신경 및 혈관을 다치지 않고 정교하게 수술을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빠른 회복과 미용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복강경 로봇수술은 지난 2005년 7월 세브란스병원이 처음으로 도입한 후 영동세브란스, 고대안암, 서울아산, 강남성심병원 등 국내 유수병원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 도입되는 수술용 로봇은 모두 미국 인투이티브사에서 개발한 다빈치 로봇으로, 대당 약 25억원의 큰 구매비용과 고가의 운영비 때문에 환자들은 수술건당 700만원에서 1,500만원에 이르는 비싼 수술비를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국산 복강경 수술용 로봇기술이 상용화되면 국내 환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