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100세 이상의 초고령 대장암 환자가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해 화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올해로 102세 된 문귀춘(제주시 거주사/아래사진) 할머니가 지난 15일 대장암 수술을 받고 보행과 식사가 가능할 만큼 건강을 회복해 24일 퇴원했다고 25일 밝혔다.
병원은 ‘100세 암수술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가 암 수술을 받은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며 최근 해외 기록은 지난 9월 영국에서 99세 환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광주에 거주하는 101세 할머니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응급 스텐트(풍선그물망) 시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암 수술은 아니었다.
이번에 최고령 암 수술 환자에 오른 문 할머니는 속이 더부룩하고 혈변 증세가 나타나자 2개월 전 병원을 방문해 대장암 2기를 진단을 받았다.
대장에서 S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S결장’ 부위와 항문으로 이어지는 ‘하부 직장’에서 각각 2기 암이 발견됐던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김준기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개 초고령 암환자는 건강상태가 나빠 수술을 포기하고 지켜보거나 다른 치료법을 찾았지만 문 할머니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완치에 대한 의지가 강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 할머니는 전신마취 상태에서 6시간의 수술을 견뎌냈다.
서로 다른 부위에서 암 조직이 발견된 데다 젊은 시절 앓았던 내부장기가 유착된 복막염 흔적 때문에 수술이 길어졌다는 의료진의 설명이다.
의료진은 문 할머니의 협의를 거쳐 개복 대신 복강경 수술을 선택했다.
배에 5~12㎜ 크기의 절개창(구멍) 5개를 내고 복강경을 넣은 뒤 암 부위를 떼어내는 수술을 했다.
의료진은 암이 생긴 S결장의 중간부터 직장까지 총 35㎝ 길이의 대장을 절제해낸 다음 남은 부위를 연결했다.
이번 문 할머니의 수술 기록은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북 등재가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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