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형진이가 드디어 대학을 졸업합니다. 정말 꿈이 이루어지고 하늘의 별을 따오기보다도 어려울 것 같은 졸업입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어왔는지........ 교수님을 못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머리에 ‘호흡재활’이라고 띠라도 두르고 홍보하고 싶습니다. 호흡재활치료를 통해서 많은 환우들의 삶이 편안하고 좋아지기를 간절히 빕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희귀난치성질환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가며 9년 만에 학업을 마치고 컴퓨터 전문가로 서게 된 한 대학생의 어머니가 보낸 주치의의 헌신에 감사하는 자필편지가 공개돼 사회의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주인공은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신형진’ 씨(27세)와 그의 어머니 ‘이원옥’ 씨(65세)다.
신 씨가 투병해온 ‘척수성근육위축증’(SMA)은 전각세포의 변이로 나타나는 병이다. 이 질환은 주로 몸통에서 가까운 근육에 손상을 줘 팔다리의 움직임, 목가누기를 비롯해 심하면 삼키기나 숨쉬기까지 어렵고 얼굴 근육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을 투병해오면서 입학 9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된 신 씨의 어머니는 생사고비를 넘나드는 아들을 치료해온 ‘호흡재활치료’ 전문가 ‘강성웅’ 교수(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사진 좌측부터 여동생 ‘신나운’씨, 아버지 ‘신현우’씨, 어머니 ‘이원옥’씨, 김현숙 씨(주치의 강성웅 교수 부인), 강성웅 교수, 누나 ‘신지운’씨, ‘신형진’씨)
강 교수는 근육병환자가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자가 호흡할 수 있게 ‘호흡재활치료’를 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가다.
신 씨와 어머니 이 씨가 강 교수를 만난 것은 지난 2004년 7월 친지 방문 차 갔던 미국에서 급성 폐렴이 생겨 인공호흡기를 단 채 18개월 넘게 투병생활을 할 때였다.
당시 병상을 지키며 대화 한마디도 나누지 못한 체 여느 근육병환자처럼 병상에서 젊은 삶을 마쳐야 할지 모르는 절망적 상황에 놓이게 된 신씨의 어머니는 주변으로부터 강 교수를 한번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강 교수로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게 된 신 씨는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5개월 뒤 2006년 8월 어머니와 작은 목소리이지만 말을 건네게 됐으며, 9월 자신이 전공하는 컴퓨터과학과에 복학할 수 있게 됐다.
학업에 복귀한 신 씨는 안구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특수 컴퓨터를 사용해 컴퓨터 자판을 치고, 실습과제를 처리하는 등 강 교수로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으면서 동료학생들보다 학업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 한 학기마다 수강 과목을 늘려가야만 했다.
또 어머니 이 씨는 눈,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휠체어 누운 아들을 밀고 넓은 캠퍼스의 각 강의실을 찾아 다니는가하면 수업시간엔 강의실 밖에서 아들을 기다렸다.
이처럼 꺾이지 않은 학업 열에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은 신 씨에게 특별상, 아들이 졸업할 수 있게 한 어머니 이 씨에게는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한편, 아들 형진씨의 졸업을 앞둔 이 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에 후원기금 1억원과 강 교수에게 감사편지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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