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파인 저널에 게재…표준술기 정립 토대 될 듯
허리디스크수술을 받은 뒤 괜찮아 보인 듯한 노인이 세수나 머리감기 등을 버거워 한다든가, 팔과 다리가 저려와 숙면을 하지 못하는데다 꼿꼿하던 허리를 굽은 채 걷거나 아이의 어깨가 유난히 짝짝이라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수술 등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 대부분은 허리디스크수술 후 재발했거나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이 생기는 척추관협착증, 척추가 옆으로 굽어지는 척추측만증,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퇴행성척추증 등 여러 척추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는 이들 증상에 적절한 진단에 따라 ‘척추유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
‘척추유합술’이란 약해진 척추의 마디마디를 척추경 나사와 금속 봉을 사용해 하나의 분절로 연결하고 고정하는 수술이다.
치료대상이 되는 척추마디가 짧으면 짧은 금속봉(단분절 척추유합술), 길면 긴 금속봉(장분절 척추유합술)을 적용해 보정과 고정을 한다.
그러나 척추는 일상생활에서 움직이는 부위다보니 허리를 굽히거나 앉고, 서게 되면 고정된 금속 봉이 압력을 받게 된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국제척추센터 신재혁 교수는 “‘장분절 척추유합술’의 경우, 우리가 허리를 구부릴 때마다 척추를 고정한 금속 봉에 전달되는 압박이 늘어나 결국 골반쪽 하부나사의 부담이 증가하면서 나사가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막대기가 길면 길수록, 그리고 골다공증으로 인해 지지하는 뼈가 약해지면 골반부를 더 견고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양쪽 장골에 장골나사를 한개 씩 더 삽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추, 흉추 그리고 요추수술에서 각각 척추 분절에 고정용 나사를 어떻게, 어떤 각도로 삽입해야 하는지 많은 술기 연구가 이뤄져 집도의들이 수술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골나사는 아직 삽입 궤도가 명확하게, 학문적으로 보편화되지 않아 환자의 해부학적 형태에 의존해야만 했다.
최근 신재혁 교수가 한국인 환자 200명의 척추와 장골 단면을 찍은 CT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장골나사의 적정 삽입각도는 평균 외향 각 30°인 것을 밝혀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 교수는 2007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연구에 동의한 200인(남자 107명 / 여자 93명)의 CT를 분석해 ‘극돌기-장골 각도(SIA:Spino-Iliac Angle)(그림1/극돌기 통과 선(a)과 양쪽 장골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b,c)과의 각도(A,B))’를 측정했다.
이 결과 평균 관측치가 각각 ▲남성은 30.1° ▲여성은 29.9°로 확인됐다.
연령별 평균치로는 ▲10~19세 33.9° ▲20~29세 31.0° ▲30~39세 27.3° ▲40~49세 29.1° ▲50~59세 30.2° ▲60~69세 30.6° ▲70~79세 30.2° ▲80~89세 32.5°로 측정됐다.
남녀별, 연령별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으며 평균수치인 황금각도는 30.1±7.8°로 확인됐다.
| <그림 1> SIA(Spino-iliac ang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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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삽입각도 30°와 45°의 차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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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계는 골반의 해부학적 모양에 따라 지금까지 대략 약 45°정도로 삽입하면 될 것이라고 여겨 왔다.
하지만 45°로 삽입된 나사가 골반뼈 바깥쪽 패인 골반외측피질골을 뚫고 지나가는 문제가 생겨 환자들이 종종 골반 통증이나 엉덩이부위 압박감을 호소하는 문제가 생겼다.(그림2/30°로 삽입했을 때는 안정적으로 장골의 정중앙을 지나가는 반면, 45°로 나사를 삽입했을 경우에는 골반외측피질골을 관통해 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척추유합술에서 척추를 고정하는 금속 봉의 하부나사를 단단하게 조이는 장골나사를 삽입하게 되면 고령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수술 자체가 어려운 골다공증 환자 등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장골나사 삽입에서 척추외과적 삽입궤도를 학문적으로 보편화하는 초기 시도이자 향후 표준술기 정립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200인 한국 환자의 축상면에서 본 골반뼈 나사의 궤도’ 란 제목으로 ‘아시아 스파인 저널(Asian Spine Journal)’ 2010년 4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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