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생체 리듬의 교란이 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내 한의학자가 밝혀내 종양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야간근무자에게서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은 일일주기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의 ‘교란’으로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멜라토닌이 주로 야간 수면 시 분비돼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경희대학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AMSRC, 소장 이혜정 교수) 염미정 교수(사진)팀은 불멸화된 섬유아세포(immortalized fibroblast)에서 일일주기 생체리듬과 세포분열주기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해 종양 발생률을 높이는 것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염 교수팀은 정상 조직 내의 경우 일일주기 생체리듬과 세포분열이 서로 강력하게 연결돼 세포분열이 일일주기 생체리듬의 통제를 받지만, 암세포는 두 리듬이 서로 분리돼 있어 세포분열이 생체리듬의 조절을 받지 못해 무한 증식하게 된다고 밝혔다.
염 교수팀은 이 연구를 위해 불멸화된 섬유아세포에서 일일주기 생체리듬(circadian rhythm)과 세포분열주기(cell cycle)가 존재하는지, 서로 연결되는지를 조사했다.
이 결과 불멸화된 섬유아세포에서 일일주기 생체리듬과 세포분열주기가 존재하지만, 두 주기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세포분열이 생체리듬의 조절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암 발생 원인이 일일주기 생체리듬의 붕괴라는 기존의 학술과는 차별적인 결과다.
이에 따라 무한 증식 세포 내에 존재하는 생체리듬과 세포분열 사이의 연결 분리가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아직 불멸화 세포가 아닌 정상 세포와 암세포에서 일일주기 생체리듬과 세포분열 사이의 결합 관계를 실험적으로 밝히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지만 만약 생체주기와 세포분열주기 사이의 결합이 정상세포에서 존재하고 암세포에서 분리된다면 두 주기 사이 결합의 회복은 암 진행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유법이 될 수 있다.
또 일일주기 생체리듬과 세포분열주기의 분리를 초래하는 기전 규명은 암 치료와 진단을 위해 중요하다.
이혜정 소장은 “이번 연구는 순환체계의 부조화로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단서를 제공하고, 객관적인 생체변화 지표 측정을 통한 침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고 관련 기전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일일주기 생체리듬은 최근 발암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야간 교대근무자중 남성은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3.5배, 여성은 유방암 발병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있다.
한편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는 야간 교대제 근무를 유력한 발암물질로 정의한 바 있으며 암을 유발시키는 자외선, 납, 디젤엔진 배기가스 등과 같은 등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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