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방안 토론회 개최
단순질환 외래환자의 대형병원 쏠림이 가속화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의료전달체계란 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병세의 경중에 따라 1차(동네의원), 2차 병·의원을 거친 다음 종합병원으로 가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러한 조짐은 중환자를 진료해야 할 대형종합병원과 병세가 가벼운 외래환자를 치료해야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형종합병원은 몰려든 환자로 북새통을 이뤄 진료가 늦어지는가 하면 질병이 가벼운 외래환자까지 뺏긴 의원급 의료기관은 경영난에 허덕여 파산하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대형병원은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의 역할까지 떠맡아 가며 부족한 11,000여 병상을 증설할 예정인데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1일 외래환자만 1만여 명에 달한다.
이 탓에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은 경영난에 파산으로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지고 환자가 부담할 진료비는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대형종합병원(대학병원)의 지난해 외래급여비는 2조 3,067백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23.3%가 증가해 건강보험 총 외래급여비의 14.1%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병원은 2조913백만 원으로 건강보험 총 외래급여비의 12.8%(2008년 대비 10.2% 증가), 병원은 1조1,973백만 원으로 7.3%(증가율 20.6%)에 이르고 있다.
반면, 경증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의원급의 지난해 외래급여비는 2008년 대비 9.2% 소폭증가한데다 이중 48%는 2006년의 51.8%에 비해 3.9%나 감소했다.
1차 의료기관(의원)의 대표적인 진료항목 중 단순질환 감기환자의 외래급여비만 산출했을 때 종합병원은 2005년 892억 원에서 2009년 2,321억 원으로 2.6배나 증가했지만 의원은 2005년 1조2,228억 원에서 2009년 1조 4,915억 원으로 1.2배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박사는 12일 오후 5시 의협회관에서 개최된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방안토론회에서 붕괴 조짐을 보인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놨다.
그는 1단계 진료 후 한번 발행한 진료의뢰서의 사용기간은 2주일, 사용횟수는 1회로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또 대형종합병원은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뺀 나머지 단순질환 외래환자의 진료를 1회로 마치고 관리가 지속적인 필요하다고 판단된 환자를 의뢰한 의료기관이나 다른 외래 진료 의료기관으로 의사의 소견서와 함께 회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상태에 따라 1회 이상의 외래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형종합병원은 환자를 의뢰한 1차 의료기관에게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 통보하고, 진료의뢰서의 재발급을 요청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 의뢰와 회송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급여의 심사를 강화할 것도 제안했다.
그는 의원에서 주로 진료하는 의원적합질병(ACSC)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때 가산 율을 삭감할 것과 ACSC 환자의 약제비에 대한 본인부담률의 수준을 의료기관 종별 본인부담율과 같은 수준으로 재조정할 것도 덧붙였다.
그는 이 경우 건강보험 재정을 6,549억 원(2007년 기준)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의 외래진료비 본인부담금과 병원의 입원진료비를 인하하게 되면, 환자가 의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병원에서 입원할 수 있다는 주장도 꺼냈다.
그는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의 역할까지 떠맡아 가며 부족한 병상을 증설하게 되면 의료비의 증가로 이어져 병상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환자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감안해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병상 총량 제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대형종합병원이 교육, 연구, 의료기술의 개발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영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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