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노령화 과정을 거치면서 심혈관계 환자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고혈압 관련 총 진료비가 10년새 9배 증가됐다는 발표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재용 교수가 오는 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는‘제7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용 교수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5년 사이 10년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고혈압 9.0배, 뇌졸중 6.9배, 심장질환 6.0배, 당뇨병 8.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민의료비는 2.9배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심혈관계-만성질환이 전체 의료비 증가의 주범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유병률이 1995년 3.3%에서 2005년 10.1%로 3배 증가한데 비해 같은 기간 의료비용은 약 3,590억원에서 32,440억원으로 무려 9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고혈압 의료비용 상승폭이 큰 이유는 사회의 노령화경향(16.1%)과 물가인상(17.0%), 치료강도의 증가로 인한 순비용 증가(29.6%), 의료이용률 증가(37.3%)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의료이용률 증가는 고혈압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서 발생한다.
즉 같은 노인질환이라도 뇌졸중의 경우에는 대부분 일분일초를 다투는 급성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고혈압의 경우 그동안 건강관리에 남달리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진단이나 치료가 쉽지 않아 질환이 있어도 방치하기 쉬웠던 것이다. 따라서 일부러 혈압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진단을 하기 어렵고, 평소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율도 매우 낮은 질환이었다.
하지만 차츰 건강검진이 보급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8년 27%이던 고혈압 인지율이 2001년 36.1%, 2005년 59.8%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 그동안 고혈압을 인지만 할 뿐 방치해두고 있던 환자들도 차츰 치료를 시작해 치료율이 같은 기간 19.1%에서 29.3%, 다시 47.1%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인지율과 치료율의 증가가 의료비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김재용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서구식 식생활 변화로 인해 고혈압 환자의 발생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잠재된 고혈압환자들을 되도록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료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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