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 '큰 손' 대접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예외대상에서 '5% 룰'을 새로 적용받게 되자 제약사 주식 등 보유 종목을 속속 공개, 눈길을 끌었다.
국민연금의 주종보유종목은 대부분 내수·우량한 동아제약 (9.51%/97만4851주), 한미약품(9.20%/83만7974주), 유한양행(9.16%), 롯데삼강(9.25%), 대상(8.74%), 오리온(9.10%), 동화약품(9.40%) 등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 종목을 공개한 것은 그동안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면제받아 왔지만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소유 상황을 다음달 10일까지 보고 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이 대내외에 노출되면서 추종매매 세력들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민연금은 5%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20종목을 공시를 통해 공개했다.
지금까지 '큰 손' 대접을 받아 온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현재 475개 종목의 국내 주식을 보유했으며, 이중 5% 이상 보유 종목은 약 30%(139개), 10% 이상인 종목은 2.9%(14개)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앞으로 5% 이상 보유 종목 100개이상 종목들의 보유현황을 차례로 공시해야 한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이 외부에 알려지면 추종매매가 이뤄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보유 지분 변동을 공시하면 투자패턴이 노출돼 외국인 등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역이용 당할 수 있는데다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져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청원을 금융위에 요청한 상태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사들인 5% 보유 20개 종목은 평균 취득단가와 2일 현재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의 경우 평균 취득단가가 8700원이었지만 지난 주말 종가는 4540원으로 50%에 가까운 손실률을 기록했다. 또, 롯데삼강과 한국제지, 동화약품 등도 20% 이상의 손실을 나타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증시의 큰손인 펀드들이 펀드에 편입한 종목들을 공시하면 바로 추격 매수에 들어가는 경우가 유행했었던 적도 있었고 이 경우 오히려 주가 수익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이를 교훈으로 삼아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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