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가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전국 89개 정착촌에서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 살아가는 한센인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사랑의 인술을 펼친다.
한센인이란, 과거 한센병(학명 ‘나병’)을 앓았다가 완치가 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병을 감염할 위험이 없지만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뿌리 깊은 편견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따로 모여 살는 정착촌은 대부분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의료 여건이 매우 열악하며, 평균연령이 70세에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를 이룬다.
이들은 고혈압, 치매·중풍, 당뇨, 근골격질환 등 각종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의료 욕구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의협은 이같은 한센인의 의료욕구에 최대한 부응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국 한센인들의 인권복지단체인 ‘한빛복지협회’(회장 임두성 국회의원)와 공동으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의협은 오는 11일 오후 6시 서울 63빌딩 별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는 ‘2008 한센인 후원의 밤’ 행사에서 한빛복지협회와 ‘한센인 정착촌 의료봉사 공동협력 협약식’을 갖는 한편, 한빛복지협회에 후원금도 전달한다.
양 단체는 전국 7개 권역 89개 정착촌에 거주하고 있는 한센인들 중 의료복지혜택이 절실한 3,726명을 내년 1월부터 매달 찾아가 정기적으로 의료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의협은 한센인이 주로 앓고 있는 내분비질환, 고혈압, 당뇨를 비롯해 한센후유증상 토안, 안구건조, 수족부궤양 등을 집중적으로 진료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의협 임동권 총무이사는 “한센인은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도움과 관심을 원하는 소외된 이웃일 뿐”이라며 “한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빼앗기고 포기해야 했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을 되찾아주기 위해 의사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한센인 수는 2007년 말 현재, 총 14,684명(남자 8,035명, 여자 6,649명)으로 이중 장애인이 11,298(76.9%)명에 이른다.
이중 정착지(농원)에 거주하는 한센인은 5,190명(35.0%)이며 이들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71%, 한센양로비 수급자는 8.3%로 국가지원에 생계를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대다수다.
게다가 노인독거가구는 45%, 노인부부가구는 42%로 의료수발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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