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위험에 노출된 임상에 마구잡이로 동원돼 따가운 시선을 받아 온 임상 피시험자가 20대 젊은 대학생인데다 '고액 알바' 직종으로 떠올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들이 주로 참가하는 임상시험(Clinical Trial/Study)’ 대상은 약효과 의심이 돼 허가당시와 같은 효능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의약품과 카피약(복제 의약품), 임상재평가를 받아야 할 의료용의료기기다.
이들 중 일부는 확인이 안된 신약이나 새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사람의 몸에 직접사용해 효과, 적응도 등 안전성·유효성과 부작용 등 이상 반응을 측정하는 첫 생체실험에 참여하기도 한다.
게다가 겹치기 임상시험 단골 피험자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면 3개월 동안은 다른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임상시험 참가자의 정보는 보건복지가족부에 성과 이름의 영문 머리글자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등록된다.
신약의 임상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의 경우 2상, 일반의약과 전문의약품은 3상을 거친다.
의료기기는 1~4등급까지 위험도에 따라 임상시험의 경·중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임상시험은 동물시험이 끝난 뒤 시판허가나 승인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적인 중요한 과정이며 임상참가자에게서 나온 효과, 부작용, 적응도의 결과를 성적서로 남기는 단계이기도 하다.
허가당국은 임상기관으로부터 직접 받은 임상성적서를 근거로 적용범위를 정해 신약이나 새 의료기기의 시판를 허가하거나 승인해준다.
이처럼 임상시험은 의료기관이나 편리하게 사용하기까지 허가단계에서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위험도 그만큼 크다.
'임상 시험 참가자 모집'
신약이나 새 의료기기의 임상시험을 위해 제약회사나 의료기기회사, 연구기관에서는 환자나 일반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환자로서는 출시 전에 신약을 먼저 써 볼 기회가 되고, 일반인은 꽤 짭짤한 참가 사례비를 손에 쥘 기회 때문에 '고액 아르바이트'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이처럼 피험자 모집이 쉬운데다 임상시험 연구인력과 인프라 수준이 상당히 높아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진출이 많아 지고 있다.
신약개발 위해 ‘생체시험’
임상시험은 제약사의 의뢰로 시작된다. 임상시험은 식약청이 규정에 따라 지정한 CTC(임상시험센터)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119곳이가 있다.
일반인이 참가하려는 임상시험은 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이다.
이 임상시험은 판매 중인 약과 카피약(복제 의약품)이 허가 당시와 같은 약효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생체시험이어서 신약 임상보다 위험성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CTC는 임상시험 계획이 확정되면 지원자 모집공고를 통해 피험자를 모집한다. CTC에 따르면 연구의 성격에 따라 20세부터 55세까지의 성인이 대상이 되지만 보통 25세 전후의 젊은이들이 많이 참가한다. 이 중 남성이 70~80%를 차지 한다. ‘고액 알바’로 알려지면서 취업난과 등록금 인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대 젊은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한다.
이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여럿 있다.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끈다. 단순한 생동성 시험의 경우 1주일에 2, 3일 두세차례 합숙하면서 채혈하고 참가자는 25만원 정도를 손에 쥔다.
또 임상시험의 경중 정도나 기간에 따라 대가로 보통 70만원 이상, 많게는 100만원 이상이 지불된다. 이러다 보니 임상시험에 겹치기로 참가하려는 단골 피험자도 생기고 있다.
단순한 임상과정…반복 채혈
CTC는 임상에 참가하려는 신청자 중 키, 몸무게, 혈압, 심전도 검사 등을 거쳐 임상시험 목적에 따라 적합한 피험자를 선별한다.
피험자가 정해지면 담당 의사가 이들에게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설명한 뒤 임상시험 동의서에 서명을 받는다. 임상시험의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다.
임상시험 과정은 단조롭다. 피험자는 병원 피험실에 머물면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취침과 기상을 하고 병원식을 먹으며 임상의사의 지시대로 한다. 이 때문에 CTC는 피험자가 지루함을 덜 수 있게 만화책에 텔레비전, 게임기까지 마련해준다.
부작용 발생 위험 늘 산재
임상시험은 늘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따른다.
시판 중인 약품과 성분 차이가 거의 없다는 생동성 시험이라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중 항암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은 약효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부작용의 위험도 높다. 항암치료제는 임상신험을 2상만 거치도록 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임상시험 중 이상약물반응으로 사망한 환자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7명에 이른다.
이 중 8명의 환자가 시험약물이 원인이 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상약물반응 보고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5: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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