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건강보험자의 개인 질병정보를 유사시 민영 보험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민간보험을 관리·감독하는 금융위원회가 건보 가입자들의 질병 정보를 금융위 차원에서 손해보험사가 열람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부처간의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준비해온 금융위는 지난주 보건복지가족부와 협의과정에서 자동차 사고시 보험사기 사건에 대비 유사시 건보 가입자의 개인 질병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개인의 신상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금융위가 민간 의료보험의 활성화를 명분삼아 입법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주 금융위와 협의에서 금융위가 민영 의료보험 사고시 보험금을 노린 가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건보 가입자의 질병정보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복지부는 완강히 거부했으나 금융위가 며칠 내로 입법화를 강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이 같은 방침은 가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개인 질병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간 손해보험업계의 줄기찬 요구에 다소나마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제 부처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건보와 민간 보험사의 가입자 정보 공유를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금융위의 움직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금융위가 만든 개정안에 건보 가입자 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162조 2항에 신설한 것으로 안다"며 "금융위에 건보 가입자 정보가 들어가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민간 보험업자에게 정보를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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