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밤마다 우는 아이…4가지 이유

낮에는 잘 놀다가 밤만 되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 대부분은 안아주고 달래면 다시 잠 들지만, 가끔은 젖을 주기도 하고 안아도 보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그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응급실로 달려가면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얘기만 듣고 돌아오게 된다. 밤마다 울고 보채는 아이…. 왜 우는 것일까? 아무 이상이 없으니 그냥 지켜봐야 하는 걸까? 제인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윤지연 과장의 도움말로 아이가 우는 이유와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 아이가 우는 이유
한방에서는 아이들이 밤에 울고 보채는 증상을 ‘야제(夜啼)’라고 한다. 인체의 기혈은 밤낮의 흐름에 따라 같이 흘러야 정상이다. 그러나 기혈이 고르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아기에게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보채거나 울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야제 4증이라 하여 비한(脾寒), 심열(心熱), 구창중설(口瘡重舌), 객오(客忤)로 원인을 구분한다.

먼저 비한(脾寒)은 소화기가 차다는 뜻으로 소화기가 약하고 속이 냉한 아이가 젖이나 이유식을 제대로 소화, 흡수시키지 못해 배가 아파서 우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스가 잘 차기 때문에 응급실에 가면 장에 가스가 많다고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

다음으로 심열(心熱)이란 심장에 열이 있다는 말로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신경계통이 예민해진 경우를 뜻한다. 밤이 되면 불빛만 봐도 심하게 울고, 울 때는 껴안는 것도 싫어하고 안아주면 더 크게 운다. 심열이 많은 아이는 더위를 잘 타며 이불을 덮으려 하지 않는다.

구창중설(口瘡重舌)은 입 속에 구내염이나 아구창이 생기는 것으로 입안이 헐어서 우유나 이유식을 잘 먹지 못하게 되고 가까이 가져가면 피하면서 울게 된다. 이때는 감염성 질환이 있는지 살피고 맵고 시큼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객오(客忤)는 낯선 물건이나 사람, 큰 소리에 놀라는 것인데 자다가 깜짝 깜짝 놀라면서 큰소리로 울어 젖힌다. 사람이 많은 마트나 백화점에 갔다 오거나 집에 손님들이 많이 다녀간 후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따뜻한 엄마 손이 약손
모든 질병이 그렇듯 야제증도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아이가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먼저 소화기 문제로 판단될 경우 기운을 보하고 잘 통하게 하여 속을 편안하게 하는 약을 쓰고, 심장에 열이 있는 경우 심열을 내려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약을 처방한다.

또 입 속에 염증이 있을 경우에는 구내염이나 아구창을 치료해 주면 아이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게 되며, 묽은 죽염물로 자주 씻어주면 가정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아이가 놀란 경우에는 놀란 기운을 풀어주고 안정시켜주는 우황포룡환을 물에 개어 먹이면 좋다. 그 외에도 감기나 중이염에 걸려 아이가 힘들어 하는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코가 막히거나 기저귀가 젖어도 아이는 잠투정을 하게 된다. 이런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아이가 쉽게 야제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아이의 숙면을 위해서는 평소에 적절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이가 잘 때는 주위가 소란스럽지 않게 하고, 방의 밝기도 어둡게 조절해야 한다. 또 아이 홀로 방치하거나 갑자기 놀라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감기나 만성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면역기능을 잘 유지시켜주고, 찬 음식을 자주 먹거나 배를 내놓고 자서 배탈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럴땐 엄마가 손을 천천히 비벼 따뜻하게 만든 후 아이의 배꼽 위에 얹고 20~30회 정도 문질러주는 배꼽 마사지도 아이를 진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