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교수팀, 자궁경부 무력증 환자 '단태아·쌍태아 생존율' 비교 분석
[보건타임즈] 최근 국내 의료진에 의해 질식 자궁경부봉합술 실패 시 시행하는 최근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이 자궁경부 무력증 산모의 단태아·쌍태아 생존율을 각각 91%·94%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궁경부 무력증은 자궁경부에 힘이 없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밀려 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조산과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이근영 교수(사진)팀(제1저자 손가현 교수)은 'Outcomes after transabdominal cerclage in twin pregnancy with previous unsuccessful transvaginal cerclage'라는 논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2020년 5월호'에 게재됐다.
'질식 자궁경부봉합술+복식 자궁경부봉합술' 조산 방지
이 연구에 따르면 자궁경부 무력증으로 진단되면 조산 방지와 치료목적으로 약물치료와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게 된다.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은 질 쪽으로 접근해 자궁경부를 묶는 방법으로 자궁경부 무력증의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 무력증 환자가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아도 조산이 되는 사례가 가끔 발생, 조산 방지와 건강한 출산을 위해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한다.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은 자궁과 태아를 배 밖으로 꺼내 양막과 혈관 사이를 뚫고 들어가 자궁 경부 부분을 묶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고난도의 수술로 국내에서 가능한 의료진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수술 중 출혈이 많거나 양막이 터지면 태아가 바로 사망할 수 있어 의료진의 입장으로선 매우 부담스러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산부인과 임상지침에 따르면 이 수술법이 단태아 임신 시에만 권유될 뿐 쌍태아 임신 시 적용에 보고된 임상지침이 없다.
복식 자궁경부봉합술, 어렵지만 '태아 생존율' 크게 높인다
이에 이 교수팀은 2007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원내에서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165명(단태아 146례·쌍태아 19례)의 자궁경부 무력증 산모를 서로 비교, 분석했다.
이들은 이전에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았으나 조산에 아픔을 겪은 산모들로, 다음 임신에서 복식 자궁경부봉합술로 조산을 예방,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또 연구팀은 질식 자궁경부봉합술과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했을 때 태아 생존율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확인했다.
더 나아가 이전에 질식 자궁경부봉합술 실패 후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이 쌍태아를 임신한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을지를 찾았다.
이 결과, 단태아의 생존율은 22.8%에서 91.1%, 쌍태아의 생존율은 15.4%에서 94.0%로 크게 높아졌다.
즉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이 어려운 수술이지만 성공하게 되면 태아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단태아 뿐만 아니라 쌍태아를 임신한 여성들에게도 이들 수술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쌍태아 복식 자궁경부봉합술' 임상지침 없다‥추후 선정 기대
이 교수는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은 양막 파열이나 자궁동맥 파열 등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어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이 안 된다"며 "산모와 태아 두 생명을 동시에 다루는 수술이기에 의사의 입장으로선 다른 어떤 수술보다 부담이 크다"면서 "이 연구는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실패한 후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받은 자궁경부 무력증 환자의 단태아와 쌍태아의 생존율을 비교한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연구결과가 앞으로 쌍태아의 임신·출산에서 이전에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이 실패한 경우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돼 향후 산부인과 임상지침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은 자궁경부봉합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한 단일기관이다.
그간 약 500례 이상의 복식 자궁경부봉합술과 응급 자궁경부봉합술 등 4000례 이상의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했다.
이 교수는 자궁경부 무력증의 치료 진단, 임상 논문과 병태생리 등 많은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으며 국제산부인과학회의 초장으로 40회 이상 이 분야의 초청 강연을 해왔다.
그는 자궁경부 무력증의 바이오뱅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엔 손가현 교수 등과 함께 조산 바이오마커를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 긴급·응급 자궁경부봉합술 시 양막 파열을 막을 수 있는 수술기구 'Lee's Cerclage Balloon'을 직접 개발, 국내, 미국, 유럽, 일본에서 특허를 획득하는 한편 '미국산부인과학회지' 표지에 소개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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