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하 천식•COPD센터장 "정기검진 통해 '조기 예방, 치료' 중요"
"심장질환, 폐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 발생률 높인다"
[보건타임즈] 호흡기는 계절을 막론, 시도 때도 없이 일상을 침범하는 미세먼지, 매연, 담배 연기 등 다양한 위험인자에 노출돼 있다.
이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상당히 사망률이 높음에도 불구,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COPD는 기도와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짐으로써, 결국 숨쉬기가 곤란해지는 병을 말한다.
직접 발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흡연이다.
이 질환은 세계적으로 2초에 1명씩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사망률도 7위에 올라 있다.
국내 사망 순위가 높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1~3위에 올라 있는 암, 뇌혈관질환, 심질환에 다양한 질환들이 포함된 것을 고려, 사실 단일 질환에 의한 사망률로만 따지면 COPD의 사망 위험은 상당히 큰 편이다.
가령 사망률 1위 암엔 위암·폐암·대장암·간암 등 무수한 암이 들어가 있는 것과 달리 COPD 사망률에는 오직 COPD에 의한 사망만 적용돼있다.
COPD 사망률의 위 순위 5, 6위는 질병이 아닌 자살,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이다.
건국대병원 유광하 천식•COPD 센터장(사진)은 "이처럼 사망 위험이 큰 편이지만 COPD가 잘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많지 않았던 데다 과거엔 치료 약이 없어 병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흡연자의 경우 '흡연 때문에 생긴 일시적 증상'쯤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환자가 COPD로 진단받았더라도 자신이 앓는 질병 이름조차 모르는 사례가 많을 정도로 병영이 너무 긴데다 어려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됐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COPD는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되지 않은 채 계속 악화가 되는 질환이어서 치료 없이 내버려 두게 되면 결국 호흡곤란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되며 심해져 '숨이 차'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심장질환, 폐암 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발생률을 높인다.
천식 완치 VS COPD '증상 완화만 가능'
흡연자 기침과 가래에 움직일 때 '숨차다'면 의심
COPD는 흡연력 있는 사람이, 기침과 가래가 만성적으로 나와 움직일 때 숨이 차다면 의심해볼 만하다.
이 질환은 천식과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지만, 다르다.
천식은 주로 알레르기에 의해 발생하며 어린 나이에서 더 많이 보인다.
천식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유발 인자가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가 원인일 땐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에 기침, 가래, 천명음, 숨이 차다가 사라지는 것이 매년 반복돼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면, COPD는 대부분 흡연하는 사람에게서 40세 이후 기침, 가래 증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증상이 기침, 가래가 나오기 시작해 점차 심해져 결국은 숨찬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COPD와 천식의 가장 큰 차이는 천식은 폐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는 반면, COPD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완치가 어렵다는 점에 있다.
이에 COPD는 조기 발견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일 땐 숨찬 증상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가 적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
COPD의 발병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대부분 40대 이후부터다.
COPD의 발현이 대개 흡연한 지 약 10년 뒤부터 시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흡연 경력이 긴 중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한국인으로는 흡연 경력이 많은 남성에서 발생이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70세 이상에서 남성의 COPD 유병률이 51.7%로 여성은 13.6%보다 높아 고령이면서 남성일수록 훨씬 COPD에 취약하다.
비흡연자로 COPD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직간접흡연이 가장 큰 위험 요소임엔 분명하지만, 유독물질, 공해, 미세먼지 등이 기도는 물론 폐포에 만성 염증을 만들어 폐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유 센터장은 "구체적으로 운전기사처럼 공해에 노출 빈도수가 높다든지, 유해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작업장에 근무하는 직업인, 어릴 때부터 나무나 동물의 분변으로 아궁이에서 취사 사용을 오래생활 했을 때 흡연 경력이 없다 해도 COPD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 기능 검사' 미뤄선 안 된다
미세먼지 많은 날엔 '외출 삼가'
COPD는 완치가 어려운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해 원인이 되는 담배를 끊는 금연이 가장 최선의 예방책이다.
동시에 이미 발병한 COPD를 초기에 발견, 더 악화가 되지 않도록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흡연력이 있으면 40세 이상은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최소한 1년에 1회 정도 폐기능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폐기능 검사는 호흡기를 입에 댄 채 숨을 크게 내쉬는 아주 단순한 검사이지만, 안타깝게 국내 COPD 환자 중 폐기능 검사를 받아 본 환자는 절반에도 못 미쳐 많은 환자가 조기 발견할 기회를 놓치는 실정이다.
유 센터장은 "환자 대부분 증상이 발생한 이후 즉 일상생활 속에서 숨쉬기가 어려워진 후에야 병원을 찾아 치료 시기가 늦어져 치료도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40세 이상으로 흡연력이 있으면서 기침·가래·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폐기능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검사를 받을 땐 사전에 특별히 준비해야 할 사항은 없으나, 호흡을 방해하는 꼭 끼는 옷은 피하면서 폐기능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은 중단해야 한다.
당연히 검사 전에는 금연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이 있을 땐 폐 기능 결괏값에 영향을 줘 감기에서 회복된 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건국대병원에선 COPD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6분 보행검사’,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6분 보행검사는 집에서 해볼 검사방법이다.
이 검사는 6분 동안 걸을 수 있는 최대한을 걸은 후 걷던 거리를 재는 검사방법이다.
55세라면 500m, 75세라면 400m 정도가 적당하며 이하라면 폐기능이 좋지 않다는 신호이며 치료가 잘 될수록 이동 거리가 늘어나 환자가 자신의 운동 능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COPD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약물치료와 재활치료가 병행된다.
약물은 먹는 것이 아니라 흡입하는 형태인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다.
약물을 흡입하면 좁아진 기관지가 확장돼 편안히 숨 쉴 수 있도록 도와주며 갑자기 COPD가 악화되는 급성 악화를 예방시켜준다.
유 센터장은 "COPD 급성 악화는 병원 입원, 사망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어서 이를 예방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 중 하나"라면서 "증상 정도에 따라 기관지를 확장하는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의 종류가 바뀐다"며 "COPD 환자는 단순한 감기조차 증상을 급성 악화시켜 독감 예방접종이나 폐렴 예방접종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COPD 환자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급성 악화가 발생해 입원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 센터장은 미세먼지 경보가 있는 날엔 되도록 외출을 삼가하며 불가피할 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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