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의, 자보료 손해액 증가분 1조 1560억 중 '고작 13.6%'

한의 치료에 '높은 국민 만족도와 신뢰도 폄훼하는 행위 멈춰라' 경고
교통환자 자동차보험 불만족은 '치료 제한'과 '보험사의 합의 종용'
"한의 진료 자유롭게 선택도록 한의사 소신 진료환경 조성에 최선"

[보건타임즈] 한의계가 보험개발원이 자보료 손해액 증가분 1조 1560억 중 '고작 13.6%, 1581억 원에 불과한 한의 치료를 자보료 인상의 주범 인양 몰아세우는 악의성 주장에 발끈, '국민으로부터 높은 만족도와 신뢰를 받는 한의를 부풀려 과잉진료로 폄훼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라'면서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며 경고메시지를 내놨다.

이 논란은 보험개발원이 지난 24일 언론에 나눠 준 ‘2019년도 인적담보 손해액 증가의 주원인은 한방진료비 증가이며, 향후 자동차보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자동차보험 시장 동향-지급, 가입특성'이란 보도자료가 불씨가 됐다.

한의계가 공개한 보험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액은 14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1560억 원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한의 치료비가 1581억 원이 증가했다.
전체 손해액 증가분에선 1조1560억 가운데 한의 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3.6%, 1581억 원에 불과, 이를 손해액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한의계 입장이다.

이에 한의계는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와 대한한방병원협회(회장 신준식)는 4월 29일 오전 11시, 글래드 호텔에서 최근 보험개발원이 배포했던 자료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한의 자동차보험 치료 악의적 폄훼 대응과 국민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한 한의계 제언'이란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최혁용 한의협회장(사진 왼쪽)은 "최근 한의 자보 환자가 늘어난 것을 비꼬아 '한의 자동차보험 치료는 과잉진료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다'라는 식의 악의를 띤 수많은 허위·과장 공격들이 받아왔으나 이에 묵묵히 2만 5천 한의사들은 국민을 위해 진료에만 열중해왔다"면서 "한계를 넘어선 보험개발원의 자료와 내용에 부득이 긴급 기자회견(아래 사진)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함께 참석한 이진호 한의사협회 보험 부회장 겸 대한한방병원협회 부회장(사진 오른쪽)은 이번에 논란의 불씨가 된 보험개발원의 보도자료를 공개하면서 일정한 잣대 없이 부풀려 문제가 된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며 향후 한의계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통계를 들여다보면 2019년도 인적담보 손해액은 전년 대비 8,124억 원이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한의 치료 증가분 1,581억 원을 뺀 6,543억 원이 손해조사비, 장례비, 위자료, 상실수익액, 휴업손해 등에 쓰였다"면서 "한의 치료비를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적시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의 치료비 증가분의 2.14배에 달한 2019년도 물적 담보 금액 증가분이나 전년 대비 55.8%의 높은 증가 폭을 나타낸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손해액 항목은 아예 제쳐놓은 채 28.2% 늘어난 한의 치료비만 꼬집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주범이라고 지목하는 발상은 아예 이해 불가"라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물리적으로 다친 신체의 상해를 1~14급으로 구분, 1급에 가까울수록 중상, 14급에 가까울수록 경상을 나타내는 상해 등급이 급수가 낮다고 해 환자 느끼는 통증이 덜하다거나 치료를 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외상은 겉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지만 계속 통증을 호소하거나 후유증을 심하게 겪는 자동차사고 피해 환자의 특성상, 보험사의 요구대로 상해 등급에 억지로 짜 맞추듯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불구, 보험개발원은 자체 짜 맞춘 보도자료를 통해 경상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한의 치료의 장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상 환자들이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선호한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한의 자동차보험 건당 손해액의 증가가 보험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폄훼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적이다.

이 회장은 "자동차보험이 만들어진 취지가 자동차사고로부터 피해자 보호와 환자의 건강회복인 것임을 감안해 상해급수의 높고 낮음을 떠나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환자와 의료기관에 맹목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워 이를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배포하는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찾는 보험가입자가 가장 자동차보험에 드러내는 불만도 공개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손꼽는 불만이 '치료의 제한' 사유로는 '진료내용 제한'과 '입원치료 기간 제한', '치료횟수 제한', '진단검사 제한', '외래치료 기간 제한' 등"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이 교통사고 치료 후 합의한 61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 결과, 현 자동차보험 제도에 느끼는 불만족 사유로 '치료의 제한(53%)', '보험사에서 합의를 요구함(18%)'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치료의 제한' 사유로는 '진료내용'과 '입원치료 기간', '치료횟수', '진단검사', '외래치료 기간 ' 등을 꼽았다.

또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합의 이후 자신의 돈을 들여 추가 치료를 받는가 하면 통증 정도에 따라 평균 11만 원에서 114만 원 정도의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의협은 이처럼, 교통사고 피해자가 충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가 되면 차후의 진료는 건강보험으로 미뤄져 건강보험 재정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의협은 이런 이유에서 교통사고 환자의 빠른 회복과 진정한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자동차보험 한의 진료제도의 개선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의 주범은 결코 한의 치료비가 될 수 없으며, 인적·물적 담보와 차량 등록의 증가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 나타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한의 치료비 증가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업계의 행태는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자동차보험 한의 치료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나 환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태에 적극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