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뇌동맥류 환자 매년 증가 추세‥'여성 > 남성' 1.6배
장동규 교수 "개두술 부담 줄인 '눈썹절개수술' 또는 '코일색전술'로 치료"
[보건타임즈] # 46세 회사원 이모 씨는 우연히 건강검진차 촬영한 뇌 MRA(자기공명 혈관조영술)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 즉각 대학병원을 찾아 뇌혈관조영술을 받은 결과, 내경동맥 말단부에 뇌동맥류 2개 있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 현재 눈썹 위를 절개, 뇌동맥류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눈썹절개수술'을 받은 뒤 건강하게 회복된 상태다.(사진 참조)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다.
뇌동맥은 이러한 뇌를 먹여 살리는 혈액의 운반체로 전체 심장에서 나가는 혈류의 약 25%를 뇌에 공급한다.
몸속의 다른 동맥과 달리 혈관 주위 조직이 없는 데다 뇌척수액이나 매우 부드러운 뇌 조직에 직접 싸여, 매 순간 혈압의 변화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면서 혈역학(血力學)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거나 뇌동맥이 발생하는 부위에 혈역학적인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뇌동맥의 특정 부위가 '꽈리'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된다.
이를 가리켜 모든 뇌동맥질환을 '뇌동맥류'라고 지칭한다.
뇌동맥류 파열 시 출혈량 많으면 사망=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한꺼번에 출혈이 두개강 내 뇌지주막하 공간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파열 당시 출혈의 양은 뇌혈관이 받는 압력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환자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또는 '번개 치는 듯한' 평생 겪어보지 못한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을 느끼게 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사진)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출혈량에 따라 극심한 두통에서부터 혼수,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한다"며 "같은 뇌동맥류 파열 환자라도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 터지면 출혈량이 많아 병원 내원 전 사망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뇌동맥류 환자의 약 60%는 뇌동맥류 파열로 앞서 언급한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거나 나머지 약 40%는 비파열성 동맥류로 각각 발견된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간혹 비특징적인 두통이나 번개 치는 듯한 두통, 안검하수나 복시 등의 뇌 신경 압박증상을 나타내곤 한다.
여성, 남성보다 1.6배 많이 발생= 국내 뇌동맥류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2만5713명이던 국내 뇌동맥류 환자가 2016년 7만828명으로 약 2.7배 늘었다.
전체 인구의 약 1~3.2% 정도가 뇌동맥류를 지병으로 가지고 있으며 매년 10만 명 당 약 52명에게서 새롭게 발병한다.
이처럼 "뇌동맥류 환자가 증가한 것은 건강검진 등 선별검사의 확대와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자기공명영상) 촬영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첫 요인으로 꼽힌다"는 게 장동규 교수의 설명이다.
또 뇌동맥류는 40대 이상에서 급증, 60대 이상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아져 고령화 증가가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여성,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가족력, 유전적 인자, 흡연 등이 뇌동맥류 발생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1.6배 많이 발생하며 고혈압은 1.5배, 심장질환은 2배, 뇌졸중 가족력은 1.8배 뇌동맥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흡연으로 발병하는 뇌동맥류 크기 증가 확률은 1.45배로 전해지고 있다.
눈썹절개수술, 개두술 부담 줄여 삶의 질 향상= 뇌동맥류의 치료는 크게 개두술을 통한 결찰술과 뇌혈관내수술(코일색전술)로 나뉜다.
클립결찰술은 두개골을 열어 클립 같은 고정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의 혈류 유입 부위를 묶는 치료방식이다.
장 교수(신경외과)는 "개두술은 직접 뇌동맥류의 목을 결찰하기 때문에 재발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지만, 두개골을 열어야 하는 상처 범위가 커 환자들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반면 눈썹절개수술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은 두피절개를 하지 않음으로써 수술 상처가 작아 환자들의 부담감을 현저히 줄이는 것은 물론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를 다룬 내용을 논문으로 출간한 바 있다.
반면 코일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으면서 사타구니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다.
둘 중 어떤 치료법으로 치료하게 될지는 뇌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뇌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선 혈압조절과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채소나 과일, 견과류, 생선 등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며 비타민 C나 E 등 항산화제를 적정량 섭취해주는 게 좋다.
장 교수는 "고혈압이나 흡연, 음주는 뇌동맥류 파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철저한 조절과 절제가 필요하다"며 "뇌동맥류를 진단받았거나 가족력이 있다든지 혹은 극심한 두통이 있으면 뇌혈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법을 상담받은 뒤 치료를 받는 것이 뇌동맥류 파열을 예방,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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