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국내 연구진, 혈액검사 통해 '당뇨병 발생 예측' 가능성 열다

당단백질 '사이토카인-당뇨병 발생' 관련 첫 규명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40대 이상 912명 데이터, 2년마다 '10년간 추적조사'
RBP4, PAI-1, 레지스틴 수치 높고 아디포넥틴 수치 낮을수록 당뇨 발병' 위험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10년여간의 추적연구 끝에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당뇨병 발생을 예측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로써 향후 당뇨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미리 파악해 대처하는 등 선제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아주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조남한 교수, 충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구유정 교수, 메디플렉스 세종 병원 김윤지 내분비내과장 등 공동연구팀은 28일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rean Genome and Epidemiology, KoGES) 안성 코호트 자료를 토대로 40세 이상 성인 912명의 데이터를 연구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이 당뇨병 발병에 관여하는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이토카인은 세포에서 분비돼 신체의 면역 체계를 제어하며 자극하는 신호물질이다.
특정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유발, 과다 분비되면 급성과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레티놀결합단백질-4(RBP4)'가 증가하면 정상인이 당뇨병 유병 환자가 될 위험이 무려 5.48배 높아졌다.(위 표 참조)
항염증 사이토카인 '아디포넥틴'이 감소하면 정상상태에서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3.37배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 염증성 사이토카인 '레지스틴'이 늘어나면 당뇨 전 단계에서 당뇨병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3배 가까이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당뇨병은 현재 유병 환자가 4억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당뇨병 연맹에 따르면 2045년에 이르러서는 6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당뇨병은 신체 각 기관에 손상과 기능부전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혈관의 합병증을 유발, 사회적 비용과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발병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예방에 개입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은 분당서울대병원 최성희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다 이에 따른 만성 합병증으로 숨지는 사망사례와 이환이 점차 늘어나 당뇨병의 발생을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가 중요하다"면서,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해 당뇨병으로 이환을 예방함으로써 당뇨 환자 수에 비례, 증가하는 사회경제적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북대병원 구유정 교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높다면 건강한 식습관으로 생활 습관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등 만성 염증 유발 요인들을 조기에 조절함으로써 당뇨병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겠다"며, "이 연구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극적인 예방 요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내분비학회(ENDO) 공식 저널로 내분비 분야 권위지 임상 내분비학 ·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1월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