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헌 교수 "특정 부위에 국한 수포와 통증, 가려움증 등 동반"
"발생한 신경 치료(신경차단술 등) 등 초기부터 적극 치료 바람직"
[보건타임즈] 얼마 전 가슴과 등에 옷이 닿아도 쓰라리면서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건국대병원을 찾은 65세 여성의 병명이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진단됐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상포진에 걸린 후에 발생한 신경 통증이다.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재헌 교수(사진)는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다. 많은 사람이 어릴 때 수두를 앓은 뒤 낫게 되지만,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안타깝게 우리 몸의 신경 구석에 숨죽인 상태로 숨어 있게 되는데, 이렇게 숨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사람의 몸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이 떨어지는 상황이 오게 되면 재발해 우리 몸의 신경을 타고 병을 일으키게 된다"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와는 달리 바이러스가 재발, 생기는 대상포진은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사례는 극히 드물며 얼굴이나 몸통, 또는 팔, 다리 등의 특정 부위에 국한해서 수포(작은 물집)와 통증,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을 일으킨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치료를 잘하면 후유증 없이 낫게 된다.
하지만, 치료를 늦게 시작했거나 대상포진이 생긴 후 증상이 심할 때, 또 초기에 치료를 하더라도 연세가 많거나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 바이러스가 신경을 파괴시킬 수 있으며 망가진 신경으로 지속적으로 참기 힘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즉, 대상포진이 걸려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면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죽어서 없어지지만, 망가진 신경은 계속 남아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은 나이가 많을수록, 수포 발생 전이나 초기에 통증이 심하거나 수포가 넓은 부위에 나타났다든지, 얼굴에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대상포진 치료를 늦게 시작했을 때, 면역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증상도 심하다"면서 "70대 이상에서 약 29.7%가 대상포진이 발생한 후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3명 중 한명 꼴이다.
김 교수는 "이들 연령대는 대상포진에 걸린 후 증상이 장시간 지속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한다고 볼 수 있어 고령의 환자일수록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나이가 많다든지, 대상포진이 심하게 발생했던 환자 중엔 10년 이상 통증으로 고통을 겪는 사례가 있어 서둘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땐 서둘러 병원을 찾아 대상포진에 대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통증이 심하거나 나이가 많다든지,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겼거나 수포가 넓게 발생했을 땐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해 대상포진이 발생한 신경에 대한 치료(신경차단술 등)를 비롯해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는 사용하는 예방주사를 맞으면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현재 사용되는 생백신 이외에 사백신이 곧 판매될 예정이어서 고령의 환자들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50대 이상은 병원을 방문, 상담 후 백신주사 등을 맞을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사전예방에 관심을 좀더 가져줄 것을 권장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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