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기 교수 "예방엔 유연성 유지하는 운동, 가벼운 유산소 운동 추천된다"
"척추 유합 완화 위해선 금연 제일 중요‥치료제 꾸준히 복용, 염증 지속억제"
[보건타임즈] 허리통증은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가장 흔한 통증이다.
성인의 약 80%가 허리통증을 한 번 이상 겪는,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심할 땐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만성 허리통증은 3개월 이상 계속되는 허리통증으로 정의한다.
이 경우엔 정확하게 감별하는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허리통증의 분류
허리통증은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4주 미만), 아급성(4~12주), 만성 요통(12주 이상)으로 나눌 수 있다.
대개 통증은 발병양상이 급성일 때와 서서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은 주로 외상으로 척추 골절이나 척추 간판 탈출증이 원인일 수 있으며, 강직성척추염, 건선관절염, 반응성관절염을 포함하는 척추관절염 등의 염증성 관절염에선 특별한 외상의 기왕력 없이 서서히 진행하는 양상을 띤다.
척추관절염으로 생기는 통증은 서서히 악화돼 허리통증이 시작된 시기를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지속기간, 발현 양상 등 허리통증의 원인 감별이 중요하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사진)는 "다리로 전기가 통하는 듯 양상의 방사통(Radiating pain)이 동반되는지,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이 있는지, 오래 걸은 후 생기는 통증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허리통증의 감별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리통증 감별 위한 문진
▲ 통증의 발현 양상= 급성으로 허리통증이 발생했을 땐 교통사고 등 외상 등으로 기계적으로 척추 관절과 관절 주위 구조물(인대, 힘줄)의 이상이 동반, 생기는 사례가 많으며, 예시로 척추 골절, 척추 간판 탈출증이 있다.
전신 염증성 관절염의 하나인 척추 관절염은 대개 환자들이 허리통증이 언제 시작됐는지조차 모르는 양상의 통증을 호소한다.
▲ 허리통증이 심한 시간대와 악화요인= 척추관절염은 밤이나 새벽에 통증과 강직 감이 악화돼 심할 땐 극심한 통증으로 잠에서 깨기도 한다.
퇴행성 변화로 발생한 허리통증은 새벽보다는 활동한 이후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 쉬면 호전된다.
하지만 척추관절염으로 생기는 통증은 오히려 30분에서 1시간 정도 활동한 이후 통증이 가라앉는다.
▲ 신경학적 증상 / 전신 증상의 동반 유무= 척추관 협착증, 척추 간판 탈출증으로 발생한 허리통증은 신경 압박에 의한 증상이 동반된다.
즉, 허리통증뿐만 아니라 압박받은 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의 근육 위약, 이상 감각, 또는 방사통이 동반된다.
"이론상 단순 관절염으로 생기는 허리통증은 이러한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게 특징이지만, 드물게 주변 근육의 경직으로 허리통증 이외의 다리로 뻗어 나가는 양상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민 교수의 설명이다.
이 증상은 전기가 통하는 듯 양상의 방사통과는 다르며, 근육이완제를 사용함으로써 완화시킬 수 있다.
척추관절염은 염증반응이 주된 병인이어서 미열, 피로감, 쇠약감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 발병 연령대= 염증성 관절염 척추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은 발병하는 나이가 사뭇 다르다.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6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이다.
반면, 척추관절염에서 동반되는 허리통증을 염증성 요통 (Inflammatory back pain)이라고 기술하며 45세 이전에 시작된다.
허리통증 감별 위한 검사항목
▲ 문진과 이학적 검사= 척추관절염은 전신 염증성 관절염으로 관절 이외에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대표적인 관절 외 증상은 피부의 건선, 안구의 포도막염, 위장관의 염증성 장 질환, 아킬레스 건염 등의 부착부염이 있다.
이런 증상이 동반된 환자의 허리통증은 다른 원인보다 척추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심한 소견은 척추관절염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학적 검사로는 쇼버 검사(Schober test)를 통해 요추의 유연성 저하를 확인할 수 있으며, Patrick’s test로 고관절의 이상을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으나 척추관절염 진단에 결정적인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 혈액검사= 척추관절염은 전신 염증성 관절염으로 급성기 반응물질인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과 적혈구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가 상승한다.
이에 반해 퇴행성관절염, 척추 골절, 척추 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등에선 척추관절염처럼 급성기 반응물질이 상승하지 않는다.
또 척추관절염의 발병과 병인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조직적합항원 유전자인 HLA-B27이 척추관절염 환자의 80~90%에서 양성으로 나온다.
이 때문에 허리통증을 감별하기 위해선 ESR, CRP, HLA-B27 등의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 영상학적 검사= 허리통증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관절을 파악하기 위해 대개 요추와 천장관절의 단순 X선 영상을 촬영해야 한다.
척추 골절, 척추전방전위 등의 기계적인 원인이 있는 허리통증은 단순 X선 영상에서 골절이 보이거나 척추의 위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척추관절염은 기본적으로 천장관절의 염증이 동반돼야 하며, 이는 천장 관절 단순 X선 영상에서 골의 미란, 골 유합, 연골하 경화 등의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며 척추에서 비정상적 골극(Syndesmophyte)이 관찰될 수 있다.
민 교수는 "천장관절의 단순 X선 영상에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지만 척추관절염이 강력히 의심될 땐 천장관절의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시행, 천장관절염의 초기 염증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핵의학검사 뼈 스캔을 통해 천장관절 또는 척추의 염증성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척추관절염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이외에= 척추관절염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를 복용하면 1~2일 사이에 허리통증이 완화되는 사례가 많다.
이를 통해 척추관절염에 대한 근거를 얻기도 한다.
신경 압박이 동반되는 척추 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에선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만 복용, 완화되지 않을 수 있으며 신경통 증상이 잘 동반돼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의 신경통 약물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척추 관절염의 치료와 예후는?
허리통증의 원인 중 젊은 나이의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표 염증성 관절염은 척추관절염이다.
이전엔 강직성척추염이라고 했으나, 이후 단순 X선 영상은 정상이지만 자기공명영상에서 천장관절의 염증성 변화가 동반돼있는 초기 질병까지 포함하는 척추관절염으로 진단 기준이 개정됐다.
치료는 단기적으로 관절통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척추 관절의 유합과 심혈관 질환 등 만성 합병증을 예방한다.
첫째 관절통을 호전시키기 위해 일차적으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사용한다.
많은 척추관절염 환자에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효과적이지만, 일부 환자에게선 통증 조절이 되지 않는다.
이들 환자에서는 생물학적 제제인 종양괴사인자 알파 억제제나 인터루킨-17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대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보다 생물학적 제제가 통증 조절에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제제는 결핵 재활성화, 감염 위험성 증가, 주사 부위 통증, 전신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사용 시 환자가 부작용을 충분히 이해하게 하거나 생물학적 제제를 시작한 이후에도 부작용이 나타날 땐 적절한 검사와 치료할 필요가 있다.
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결핵의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어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전에 잠복 결핵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척추관절염 환자의 장기적 예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축성 관절, 특히 척추의 유합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척추가 유합되면 대나무 모양의 척추(bamboo spine)로 진행돼 척추의 운동성이 저하돼 삶이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하면 정상 일상생활,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척추 유합을 완화하기 위해선 금연이 제일 중요하며, 이외에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 염증을 지속적으로 억제시켜야 한다.
또 척추가 유합되기 전이라도 정상적인 척추만곡이 소실돼 거북 목 형태의 자세 변화가 생길 수 있어 평소 스트레칭 등을 통해 이를 예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민 교수의 설명이다.
이 밖에 척추 관절염을 포함한 염증성 관절염 환자는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져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다른 질환들(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대사 증후군 등)이 있는지 검사해야 하며 이들 질환이 동반됐을 땐 적극적으로 치료,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 교수는 "적절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대개 유연성을 유지하는 운동,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추천된다"면서 "기계적 하중을 주는 운동은 척추 관절에 무리가 오거나 척추 유합이 더 잘 진행돼 추천되지 않으며, 척추 유합의 정도, 질병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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