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치료, '골든 미닛' 중요
태어난 직후 적절한 '초기처치', 태아 예후에 큰 영향
최서희 교수 "생존과 예후 출생 후 몇 분 내 결정‥골든 미닛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
[보건타임즈] # 황00(36세) 씨는 올해 3월 임신 24주에 양막이 파수돼 양수가 거의 남지 않아 태아와 산모가 위험한 상태에서 타 병원에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로 긴급 전원해왔다.(사진 24주 초미숙아 치료)
산모는 약 한 달 전부터 계속 양수의 누출이 있는 데다 염증 수치도 높았다.
우선 산부인과에서 초기처치를 한 뒤 조산을 늦출 치료를 시도했으나 태아의 심박 동수가 간헐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전원 한 시간 30분 만에 출산을 서두르게 됐다.
산모의 상태가 위험했던데다 출산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탓에 태어난 아기는 출생과 동시에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엄마 뱃속에서 6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는 몸무게가 730g밖에 되지 않는 초미숙아였다.
정상적인 호흡이 불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신의 생체징후가 불안정했다.
이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신생아학) 최서희 교수를 비롯한 신생아중환자실팀은 출산 직후 호흡곤란을 겪는 아기에게 심폐소생술을 서둘러 시도했다.
동시에 여러 약물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했다.
또 대동맥과 폐동맥의 연결 혈관 동맥관이 출생 직후에도 닫히지 않은 채 계속 열려 이를 묶는 결찰술을 시행했다.
이후 황 씨는 아기의 치료과정을 들을 때마다 불안감을 놓지 못했으며 수개월 동안 면회시간마다 아기를 보기 위해 신생아중환자실을 찾았다.
애끓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그녀는 최근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 엄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패혈증 예방 등 세심한 치료를 받은 아기는 현재 특별한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몸무게 5㎏을 넘어서는 등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 예정이다.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개설
3년 만에 지역 내 '중추적 역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32만70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올해 출산율은 30만 명을 못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은 한 명도 채 안 되는 0.98명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처럼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도 고령 임신과 시험관 임신 등 고위험 산모는 갈수록 늘고 있다.
고위험 산모는 자궁경부무력증,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등의 여러 위험요인을 동반, 조산의 위험성이 있다.
이 때문에 조산이 임박했을 땐 미숙아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과 의료진, 의료 장비가 필수적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병원장 이성호) 신생아중환자실은 2017년 1월 1일 신생아집중치료 지역센터로 선정된 뒤 현재까지 3년간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고위험 산모의 출생과 고위험신생아 치료를 도맡고 있다.
최근에는 생존한계로 알려진 임신주수 26주에도 못 미치는 임신주수 24주 만에 태어난 몸무게 1000g 미만의 초미숙아를 건강하게 치료, 퇴원시킬 예정이다.
임신 중기에 태어난 미숙아는 폐포가 발달하지 못해 정상적인 호흡이 불가한 것은 물론 시각과 청각을 포함한 모든 감각이 미숙하며, 엄마로부터 면역성분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이렇듯 미숙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분이 문제가 되며,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미숙아는 출생과 동시에 신속, 적절한 초기처치가 중요하다.
최서희 교수(사진)는 "미숙아 생존과 예후는 출생 후 몇 분 안에 결정되기 때문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생아중환자실팀에선 골든 미닛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초기처치의 중요성으로 출산 후 전원 온 태아보다 본원에서 출산한 태아의 예후가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후기 미숙아와 만삭아 '합병증·후유증' 주의
'신생아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치료'하면 줄일 수 있다
최 교수의 주장처럼 초기처치가 왜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사례가 있다.
이00(29세) 씨는 임신 34주 상태에서 새벽부터 시작된 복통과 출혈로 추적관찰 중이던 인근병원을 내원했다.
태아의 심장 박동수가 100회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 확인된 즉시 응급 처치를 위해 긴급이송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응급실로 왔다.
아기가 위험할 수 있는 상태라고 판단한 인근 병원 의료진은 다급한 상황에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의료진에게 산모 상태를 인계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산모 의뢰에 대한 간단한 정보만으로 마취과와 협업해 신속히 응급수술 준비를 완료했던 산부인과에선 입실과 동시에 수술실로 산모를 이동시켰다.
신생아중환자실 담당의가 참석한 상태로 응급 제왕절개가 시작됐으며 수술을 통해 모체에서 분리, 확인된 태아는 태반조기박리에 의해 가사상태에 빠져 생명 활동이 급격히 떨어졌다.
신생아중환자실팀은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며, 출생 당시 스스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던 아기는 생후 2시간 경부터 호흡을 스스로 하며 안정을 찾았다.
생후 3시간째 기도관을 제거했으며, 72시간까지 저체온 치료를 한 뒤 생후 4일째엔 부쩍 좋아져 부적절한 호흡을 도와주는 양압환기를 제거했다.
아기는 여러 약물치료를 받았으며, 경구 수유를 지속적으로 훈련시켜 모니터 등의 보조장치 없이 퇴원을 준비 중이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과는 별개로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후기 미숙아이거나 만삭아이지만 출생 후 엄마의 자궁 밖 적응이 원활하지 못해 입원을 필요하는 사례가 발생하곤 한다.
최 교수는 "신생아들은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치료를 하면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내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주수가 어리거나, 체중이 작을수록 장기의 성숙도가 줄면서 감염에 취약해져 합병증과 후유증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최근 신생아학의 발전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정부의 저출산 지원이 늘어나 조산과 같은 위기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미숙아를 출산한 보호자들로서는 부담과 두려움, 걱정을 덜 수 있다.
최 교수는 "미숙아들은 출생 후 교정연령 36주 이상, 체중 2㎏ 이상, 주사 약제의 치료가 종료되며 생체징후가 안정적일 때 퇴원이 가능하다"면서 "작은 아기들일수록 입원일수가 늘어나 환자의 가족들이 있는 거주지 근처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면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장점이 있어 유리하다"며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받길 권장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1: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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