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브란스, 심방세동 치료로 '뇌기능' 향상

뇌졸중 발병 위험률 감소는 물론 '치매로 진행 예방 가능성' 제시
김태훈 교수 "전극도자절제술 받은 후 정상 심장박동 리듬 되찾으면서 혈전 생성 억제"
박희남 교수 "장애 있던 심방세동 환자, 전극도자절제술 후 뚜렷한 인지기능 향상 확인"

[보건타임즈] 심장질환 치료로 뇌졸중은 물론 노령건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논문)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희남·김태훈·진무년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는 국내 심방세동 환자 중 '전극도자절제술'과 '약물치료'를 각각 받은 두 환자 군의 인지기능 추이를 조사했다.
이 결과 심장 내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 전류로 절제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에서 기억력과 인지력 등 인지기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장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협회(AHA) 발간 '순환:부정맥과 전기생리학지(Circulation:Arrhythmia and Electrophysiology) 7월호'에 '편집자 선정(Editor’s pick)' 주요 연구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연구는 심방세동이 뇌졸중의 발병위험을 5배나 높이며,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외국 연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치매 예방과 치료프로세스'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308명과 약물치료 환자 50명을 선정한 후 ▲ 치료 전 ▲ 치료 후 3개월 ▲ 치료 후 1년 등 총 3번에 거쳐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경도인지장애 선별용 '몬트리올 인지기능 검사(MoCA)'를 실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전극도자절제술 시행 환자 군은 3번의 검사에서 각각 25.4점, 26.6점, 26.5점을 나타냈다.
약물치료 시행 환자군은 각각 25.4점, 25.2점, 24.8점을 나타냈다. <위 표>
즉,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이 약물치료 군보다 지속적인 인지기능 향상과 유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트리올 인지기능 검사는 시공간 인지력, 어휘력, 단기 기억력, 주의력 등을 평가하며 만점이 총 30점이다.
정상 기준은 23점 이상이며, 22점 이하부터 경도 인지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전극도자절제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인지기능 점수는 단기 기억력과 어휘력 분야에서 인지기능 점수가 의미 있게 높아졌다. <아래 도표>

김태훈 교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이 약물치료 군보다 정상적인 심장박동 리듬을 더 되찾으면서 혈전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 원활한 뇌 혈류 흐름으로 뇌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치료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인지기능장애'의 비율도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의 1년 후 악화 비율이 5.3%에 그쳤으나, 약물치료 군은 10%로 두 배의 차이를 보였다.

박희남 교수는 "인지기능 장애를 보였던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전극도자절제술 후 뚜렷한 인지기능 향상을 확인했다"며, 향후 조기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 환자 중 심방세동이 주요 원인질환으로 판단될 때 전극도자절제술을 우선 시행하는 표준 치료법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심방의 움직임이 불규칙하거나 가늘게 떨리는 증상이다.
심방세동으로 생기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은 심장에서 많은 혈전을 만든다.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혈성 뇌졸중에 인한 지속적인 뇌혈관 기능 약화는 뇌기능 악화로 이어져 ‘혈관성 치매’를 야기한다.

전체 치매환자 중 약 25%는 혈관성 치매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병 증가로 혈관성 치매도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