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 '새 의료 역사' 써간다

'최고의 의료서비스' 펼친다
황정기 교수팀 '4월 5일 뇌사자 신장이식과 6월 27일 생체이식'
강준규 교수팀 '5월 15일 체외막산소공급(ECMO, 에크모) 환자에 심장이식'
김동구 교수팀 '6월 15일 생체간이식'
황정기 교수팀 '7월 3일 신장이식환자에 췌장 이식'
이현수 교수팀 '7월 1일 생명나눔 다시봄 수술비 지원 각막이식'

[보건타임즈]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개원 100일을 맞아 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 등 5대 장기이식에 잇따라 성공하며 이 분야를 이끄는 새 의료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5대 장기이식은 지난 4월 5일 황정기 교수팀의 뇌사자 신장이식과 6월 27일 생체이식, 5월 15일 체외막산소공급(ECMO, 에크모) 환자에 심장이식, 6월 15일 김동구 교수팀의 생체간이식, 7월 3일 황정기 교수팀의 신장이식환자에 췌장 이식, 7월 1일 이현수 교수팀의 생명나눔 다시봄 수술비 지원 각막이식 등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 간담췌외과 김동구 교수,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소화기센터장/기획홍보실장),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장기이식센터장), 흉부외과 강준규 교수(심장수술센터장)는 9일 원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개원 100일 주요장기이식 성과를 이같이 공개했다.

이날 이들 의료진은 가장 먼저 장기이식센터의 목표를 소개했다.

첫 말문을 연 황정기 교수는 "가톨릭의 영성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고귀한 의술 중 하나가 장기이식"이라며 "이에 맞춰 장기이식센터가 다학제 팀을 운영하면서 최고의 장기이식 의료서비스를 하려 한다"면서 "은평성모병원이 이식 분야를 선도하는 의료기관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며 시작이 짧지만 다양한 장기를 다행스럽게 성공적으로 이식, 마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시현 교수는 "이식은 사랑의 표현이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장기이식센터의 꿈으로 여긴다"면서 "수술 중 꽃이라 할 수 있는 이식을 개원 후 얼마 안 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게 돼 처음 내딘 첫 디딤발이 안착했다고 생각한다"며 "간담췌이식센터의 김동구 교수, 열정적으로 수술에 매달리시는 심장 쪽의 강준규 교수가 이식 성공에 밑거름이 됐으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이식은 다 어렵다. 이 가운데 생체간이식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며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 이식이라는 것이 수혜자가 잘 회복하시길 바라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장기를 내준 장기공여자(donor organ)의 안전(donor safety)이 기본"이라면서 "이를 집도하는 수술자로선 겪게 되는 부담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정기 교수는 "차별화 전략이라면 첫째가 심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은평성모병원이라는 점에 있다고 본다"면서 "홈피에도 있지만 모든 다학제 의료진이 개원초부터 생각했던 것이 공여자, 수혜자를 포함한 가족들을 수술 이후 케어하자는 것이 교수진들의 목표였다"며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준규 교수는 "그간 공개한 대로 이식수술은 개원 후 100일 만에 신속하게 진행이 됐다. 이런 원동력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첫째 김동구 교수처럼 경험 많은 분이 은평성모병원에 초빙된 것이 가장 중요했으며 두 번째는 의료진 모두가 이미 경험치를 축적한 상태에서 은평에 모여 드림팀으로 꾸려졌다는 점과 세 번째는 개원 전부터 이식팀이 많은 미팅을 해오는 등 준비 과정이 굉장히 치밀하면서 촘촘하게 해왔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마지막으로 이식이라는 것이 병원의 전체의료 수준을 결정한다는 의식이 커 잘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이들 의료진은 이식엔 협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동구 교수는 "이식은 혼자 하는 수술이 아니며 여럿이 모여 하는 코퍼레이션으로 종합의학이다. 게다가 병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기에 의료진 모두가 적극적인 자세로 수술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식환자의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은 감염이다. 간이식은 혈관 봉합을 하는 수술이기에 혈관의 유지 관리 등을 모니터링 하는 방사선과의 체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합병증이 생겼을 때 재수술을 해야 했다. 지금은 수술하지 않고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는 복합적인 분야로 발전했다"면서 "서울성모병원 간이식 분야에서 퀄리티가 높은 키 멤버들이 은평으로 많이 왔다. 이렇듯 성공적으로 간이식을 하려면 팀웍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 의료진은 뇌사자, 장기기증자가 부족해 가족 간의 생체이식에 의존하는 현실과 어려움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은평성모병원이 오픈 한 지가 겨우 100일 지나 거창하게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상황이 아니며, 비행기로 따지자면 이륙해 추진력을 받아 날아야 하는 순간이다. 장기이식 전문의료기관으로서 목적이 있다면 첫째로 자체 내에서 뇌사를 발굴, 발굴된 뇌사가 잘 관리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병원에 근무하는 교직원은 물론 환자들을 통해 뇌사 장기기증 운동 등 홍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활성화되면 향후 사회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최근에 연명의료가 중단되면서 우리나라 뇌사자가 감소했다. 연명의료를 중단하면 뇌사로 갈 기회가 없어진 계기가 된 것 같다. 앞으로 이를 활성화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간이식의 성공률이 생체이식은 90~95%, 뇌사 이식은 85~90% 정도로 된다며 생체이식이 뇌사 이식보다 성적이 좋은 것은 장기 질이 좋은 데다 제공자와 환자의 관계에 의해 결정돼 비교적 빠른 시기에 수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식한 콩팥의 기능은 10년 정도가 70~75%로 돼 있으나 한국의료기관의 의료 성적은 환자가 거의 90% 가까이 생존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신장의 회복시간이 길어 생체와 뇌사 이식자 간의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향후 추진할 목표도 공개했다.

황 교수는 "은평성모병원 하면 장기이식이 제일 화두가 된다. 이식이라는 것이 어렵지만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의료가 아닐까 싶다"면서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 서울 서북부 지역, 근처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이 믿는 병원, 환자를 맡겨주실 수 있는 장기이식센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꺼냈다.

강준규 교수는 "심장은 일단 정지하면 삶이 끝나는 생명과 직접 연관되는 장기중 가장 중요하다. 이식하기 위해 적출한 후 3~4시간 내 수술하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며 "국민께 드릴 말씀은 은평성모병원의 이식성적은 심장이식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다는 것이며 예후도 생각보다 높다"면서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아주 큰 수술이 아니다. 믿고 맡겨도 되는 수술"이라고 전했다.

김동구 교수는 "장기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다. 가장 긴 장기는 신장이며 이틀, 간은 하루 정도 보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오래 보관하면 할수록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수입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장기기증 운동 등이 활성화돼 향후 사회운동으로 확산됐으면 바랬다.

황정기 교수는 "우리나라 이식 수준이 굉장히 높다. 간은 세계 TOP이며 다른 기타 신장 등 장기도 의료수준이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원정 이식하는 나라로 명단에 올라 이식 학회를 가면 이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며 "장기기증 부족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배시현 교수는 "원정 이식은 불법으로 형사고발할 범죄"라며 "밀수입되는 장기를 믿을 수 없지만 건강상태는 전혀 몰라 더 위험하다"면서 "환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나 이런 위법행위가 절대 행해질 수 없는 것이라고 아셨으면 한다, 대신 기증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