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지하도 상가상점 종사자 '2명 중 1명' 빌딩 증후군 겪는다

서울 시내 '9개 지하도 상가상점 종사자' 1개월간 조사결과
44~66% 증상 경험 '실내 공기의 질과 관련' 있을 수 있다
'상점 단위 객관적인 실내 공기 질' 조사할 필요 있다

[보건타임즈] 서울 시내 지하도 9개 상가 상점 종사자 2명 중 1명, 44~66%가 눈, 코, 목이 따가운 빌딩 증후군 증상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빌딩증후군은 건물에 들어갔을 때 눈, 코, 목이 따갑거나, 두통 등 여러 병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환경요인 중 실내의 공기 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료원(의료원장 김민기)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김규상 실장(연구 책임자), 김정훈 박사(선임연구원), 장미정 연구원(주임연구원) 연구팀은 서울 시내 9개 지하도 상가 시설 내 음식점업(식당, 카페, 제과점), 의류업(옷, 수선, 침구류 업종), 패션·잡화 업(신발, 가방, 액세서리 업종), 기타(사무실, 전자제품, 화장품점 등)에 근무하는 314명을 대상으로 2017년 9월에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이 증상이 실내 공기 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설문 조사항목은 이들이 상점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빌딩증후군(피부, 눈 자극, 호흡기, 신경계) 증상과 퀴퀴한 냄새, 불쾌한 냄새, 자극적인 냄새, 곰팡이냄새, 담배 냄새, 건조함, 습함 7가지 실내 공기의 질을 인지했는지 '최근 1개월 동안 경험 여부'였다.

이번 연구는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하도 상가 종사자들의 실내 공기 질 인지에 따른 빌딩증후군 증상, 업종 간의 관계를 평가했다.

이 결과, 지난 1개월 동안 상점 내에서 종사자가 겪은 빌딩증후군 증상 경험 비율은 눈 자극 증상 65.6%, 호흡기 증상 65.6%, 신경계 증상 64.7%, 피부 증상 43.6% 순으로 나타났다.
인구학적 요인을 보정한 후 상점 내 종사자의 빌딩증후군 증상을 경험할 교차비는 다른 환경에서 근무자보다 '실내 공기 질을 인지'했을 때가 각각 2~8배 높았다.

또 7가지 실내 공기질 인지 지표를 점수화해 저/중/고로 그룹화한 뒤 평가했을 때 실내 공기 질 인지 점수 그룹이 높아질수록(냄새와 습도 지표의 인지가 많을수록) 모든 빌딩증후군 증상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하도 상가 상점 종사자의 실내 공기 질 인지와 업종 간 관계 평가에선 퀴퀴한 냄새, 불쾌한 냄새, 곰팡이냄새, 건조함은 의류업과 패션·잡화 업이 음식점업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7가지 실내 공기 질 인지 지표를 점수화한 뒤 평가했을 때 실내 공기 질 인지 점수의 교차비는 의류업이 음식점업보다 2.92배(95% 신뢰구간=1.33-6.38), 패션·잡화 업은 3.25배(95% 신뢰구간=1.37-7.71) 웃돌았다.
패션·잡화 업 종사자의 실내 공기 질 인지의 교차비는 의류업 종사자외 비교해 더 상회(上廻)했다.

국외 연구 사례에 의하면 지하도 쇼핑센터에서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구역의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 자극적인 냄새를 가진 1급 발암물질 폼알데하이드 농도가 높게 측정됐다.
이와 함께 가죽제품엔 폼알데하이드 기반 접착제 등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연구진은 종사자의 냄새와 습도 인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패션·잡화 업은 신발, 가방, 서류 가방 등 가죽제품을 취급하는 상점이 주로 포함돼있던 것에 비해, 음식점업은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 제과점 등의 상대적으로 오염원 발생원이 적은 업종이 들어가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 책임자 김규상 실장은 "지하도 상가 시설의 상점 내 종사자들의 자각적인 증상은 냄새, 습도 인지와 연관이 있음을 확인한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김정훈 박사는 "국내 실내 공기 질 관리법에 의하면 실내공기질은 지하도 상가 시설 내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에서 측정하게 돼 있어 주로 일반 대중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이와 다르게 상점 내 공기 질은 차이가 있을 수 있을뿐더러 종사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객관적인 방법으로 상점 단위의 실내 공기 질을 평가해야 한다"며 추가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논문은 'Perception of indoor air quality(IAQ) by workers in underground shopping centers in relation to sick-building syndrome(SBS) and store type in Korea'이란 제목으로 2019년 5월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